오래된 물건

by 김지숙 작가의 집

오래된 마을을 지나는데 오래된 물건들이 길거리에 널부르져 있다 아마도 가전 제품 버리는 곳인가 보다 tv 전축 카메라 옛날 물건이지만 누군가의 손때가 묻어 낡았지만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다 거리의 지나는 손길을 기다리는 듯이 보이지만 사람들을 무관심하게 지나간다

꼬마 하나가 아빠와 손잡고 지나가다가 꼬마 전축이 신기한듯 아빠에게 사달라고 응석을 부리다가 끌려간다 한때는 귀한 물건이라 사람들을 근처도 못오게 했을 법한데 아마도 짐작칸데 주인이 세상을 떠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야 때지난 가전들은 쉽게 버리지만 전후세대들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지니다가 아마도 주인이 세상을 떠날즈음에야 길거리에 팽개쳐진 것이 아닐까

지인에 의하면 애들 카울때 산 값비싼 피아노를 사서 동네가 떵떵거리게 소리를 울리며 살았는데 그 아이들이 중년이 되고보니 피아노 치는 사람도 없고 버릴 곳이 마땅찮아서 골머리를 앓다가 부셔서 버렸다는 말을 들었다 남의 얘기지만 들을 때 마음이 언짢았다 다른 방식으로 처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리 물건이지만 너무 잔인하게 보낸 것 같아 그 사람들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오래된 물건들이 가치를 발하기도 오래될수록 가치가 사라지거나 용도에 맞지 않을 경우 혹은 주인의 의도와 맞지 않을 경우 마지막 순간이 처참하게 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일순간 내 몸을 생각한다 지난 세월동안 애지중지했던가

아무리 좋은 물건도 주인이 떠나면 끈 떨어진 연 신세이다 물론 그 연의 가치에 따라서 사람들이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달라지겠지만 잘 간수해 온건지 잘 써 온건지에 잘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며 살아왔는지 등등에 대해 생각이 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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