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림포구

낙동강 포구들

by 김지숙 작가의 집


장림나루



아미산 능선을 넘어 장림천에 이르면

몇 안 되는 초가에서

다시 능선 넘은 밭 구릉에서 갈대로 불을 지펴

바닷물 졸여 소름 굽는 가마

바닷물과 강물이 낳고 기른 새까맣고 고소한 깜장 김

마루 마당 지붕 위에 그뜩이 말린

김보따리 머리 이고

장림 해안길 나릿나릿 김 팔러 나선 아낙들

오늘, 용신제 지내는 나루 당산목 새 옷 입는다




다대포에서 약 1시간 정도 걸으면 장림 포구가 있다 이 포구는 ㄷ자 형태로 바다가 육지로 쑥 들어간 형상이며 양쪽 끝 모두가 장림포구이다 어업이 활발하던 예전에는 어묵공장도 있었다 지금 어고는 알록달록한 색을 입었다 원래는 어민들의 어구를 보관하는 창고나 위판장이지만 요즘은 외관을 정비하고 형형색색 웃을 입고 관광객을 맞는다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이 한술 더해 이국적인 느낌울 주기도 한다 놀이터와 휴게시설과 어묵중심의 각종 먹거리도 있고 공방도 있어 이런저런 볼거리로 거리가 바뀌면서 베네치아를 닮았다고 ‘부네치아’라는 별명으로 사람들이 꽤 북적댄다

시간대마다 모습이 달라지는 장림포구는 노을이 들어올 즈음이면 알록달록 칠한 건물들이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지나는 길에 들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장림은 원래 김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어묵공장도 곳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하고 이곳을 찾는다면 흔적없이 사라진 과거의 모습에 의이할 수도 있다 한때는 이 길을 지나면서 상류어디즘에 자리잡은 공장에서 흘려보내는 오폐수와 정박해 있는 배들이 뿜어낸 기름들이 떠 있는 강물이 흘러내려 오염된 물이 강으로 바다로 흘러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타가웠던 적이 꽤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들은 하고 있다 짙은 화장으로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있고 가려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왠지 나는 이런 종류의 페인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 판에 자인 듯한 벽화마을을 보며 걷는 것은 더욱 내키지 않는다

저렇게 만든 그 마음은 무엇일까 저기서 즐거워하는 저 마음은 또 무엇일까 눈앞에서 인생샷이라면서 활짝웃고 떠들고 먹고 노는 마음들이 되어 보려고 애를 쓴다 이해해보려고 좋아해보려고 애를 써 보지만 난 그냥 옛날 장림포구가 좋다 이미 기억 속에만 있는 소박하고 눈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김을 말리고 고기를 잡아다가 어묵을 만들어 팔던 그 한없이 조용하던 그 포구가 그립다 사라진 고향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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