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상상 그 너머의 따스함

윤동주 동사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현실과 상상 그 너머의 따스함

윤동주 동시론



어머니!

누나 쓰다버린 습자지는

두었다가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더니

습자지에다 내 버선 놓고

가위로 오려 버선본 만드는 걸


어머니!

내가 쓰다버린 몽당연필은

두었다가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더니

천위에다 버선본 놓고

침발라 점을 찍곤

내 버선 만드는걸.

⌜버선본⌟



닭은 날개가 커두 왜 날잖아요⌜닭⌟에서 화자는 묻고 답하는 대화의 방식이 나타난다 화자는 닭은 날개가 커두 왜 날지 않잖나요라는 데 닭의 날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곰곰이 생각하고 묻는 것에서 생활연령이 5-7세 정도 연령 아이로 설정된다 정신연령이 3-4세이고 생활연령이 5-7세 정도의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표현에는 무엇이라는 어로 질문이 가능하며 누구로 시작되는 질문을 하고 어디에 등의 의문문을 사용한다

동시를 쓰는 방법 중의 하나가 읽는 대상을 정확하게 정하고 시작하는데 있다 어느 연령층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려와 눈 높이를 정한 다음 그연령이 이해 할만한 정도의 의구심을 내비치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용언어 등을 생각하는 점이 중요하다

자문자답하는 내용으로는 ⌜버선본⌟이 있다 화자인 내가 버린 습자지며 몽당연필을 어머니는 뒀다가 요긴하게 쓰는 것을 스스로 관찰한 결과를 표현한다 이렇게 화자가 묻고 스스로 답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주의력을 집중시키거나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하여 화자의 격을 높이고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습자지는 두었다가 뭣에 쓰나요?에서는 시적 화자는 무엇 어디라는 의문문 표현을 사용한다

자문하고 답이 없는 경우는 의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없지만 궁금해 한다 왜 떡이 쓴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 ⌜할아버지⌟ 그 이튿날 만돌이는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육십점을 맞았을까요? ⌜만돌이⌟ 밤은 깊고 날은 추운데 거 누굴까 ⌜거짓부리⌟ 별나라 지돈가 만주땅 지돈가 ⌜오줌싸개지도⌟ ⌜무얼 먹구 사나⌟에서 무엇이라는 단어로 질문이 가능하며 누구로 시작되는 질문을 하고 어디에 등의 의문문을 사용한다 이들 화자 역시 의문을 제기하는 정도는 연령이 5-7세 정도 연령으로 설정된다

의문문은 성질 내용 수단 방법을 묻거나 혹은 사물 장소 원인 이유 수량 등을 묻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위의 시에서는 쓸 곳을 묻는 습자지는 두었다가 뭣에 쓰나요? ⌜버선본⌟ 내용을 묻는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육십점을 맞았을까요 ⌜만돌이⌟ 수단을 묻는 편지를 부칠까요 ⌜편지⌟ 사물을 묻는 거 누굴까⌜거짓부리⌟ 이유를 묻는 왜 날잖아요? ⌜닭⌟ 쓴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 ⌜할아버지⌟등이 있다 이러한 의문문으로 끝나는 말들은 알기 쉬운 말로 아이의 눈높이에서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실성에 기인된 대화체로 드러나지만 교훈보다는 어린 독자에게 스스로 자기 안에서 답을 찾아내는 흥미로운 방식을택하게 함으로써 의문을 해소하는 방식을 취하므로 여타의 동시보다는 친근감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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