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방어기제 回感

강정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외로움의 방어기제 回感

강정화론



종아리 맞아도 아프지 않고

철들지 않는 어리석음으로

무서움조차 모른 채

부여안고 기뻐하며 춤춘 게

몽당 빗자루였던 게야


매번 야단맞아도

철나지 않던 건망증으로

혼구멍 나도록 벌판을 헤매며

간신히 잡고서 환호성 지른 게

고작 바람 빠진 풍선이었던 게야


유년의 강가로 되돌아 갈

삐걱거리는 목선 하나 찾아

허공에 깃발 올리니

깃폭은 기억을 가로 질러

꿈꾸는 나라로 가고 있는게야

-「도깨비불」



행복을 구성하는 주된 요소인 사랑은 정서적 친밀감 낭만적 몰입에 해당되는 열정 상대에 대한 헌신과 책임감 (R. 스탠버그)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랑은 험난한 삶의 여정에 참다운 위안이 되는 요소 중 하나다 또한 사랑은 삭막한 현대인의 삶 가운데 지친 일상과 갈등을 푸는 큰 힘이 되고, 메마른 영혼을 정화하는 한편 마음의 안식처에 버금가는 평화를 갖는다

하지만 지라르에 따르면 사랑의 욕망은 이루지지 않을 때에 더욱 상승한다 수직적으로 상승하기 보다는 중간 매개를 대상으로 욕망은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로 상승한다 시에서 화자가 욕망하는 대상은 추억 속에 있지만 그 욕망은 바다 교만 꿈길 등을 매개로 대상에 접근한다

「도깨비불」에서 시의 화자는 종다리를 맞아도 아프지 않았던 유년시절 무척이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혼이 나고도 철이 나지 않았던 즐겁고 행복했던 그 시절을 몽땅비 자루로 떠올린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정서 몰입 관계 의미 성취의 요소 (Martin E. P. Seligman)가 필요하다 시에서는 매번 종아리를 맞아도 아프지 않았다고 하여 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그만큼 유년 시절의 모든 일이 긍정적인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몽땅 빗자루같은 어릴 적 기억들 혹은 바람 빠진 풍선 같은 어릴 적 추억들에 몰입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놀이를 함께 한 친구과도 좋은 관계를 지닌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 추억의 증거가 된다 화자에게 그것은 꿈꾸는 나라로 가는 행복감으로 나타난다 행복도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결국 어린 시절 화자 자신이 느꼈던 행복은 더 이상의 바램이 없는 최상의 기쁜 상태라는 점을 비로소 뒤늦게 느낀다 즉 화자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감지하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했던 상태를 꿈꾼다 부모의 사랑이 나타나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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