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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당나루

by 김지숙 작가의 집

월당나루



물속의 달 섬

각성산 뒤 닭바위 주변을

사분대는 병아리처럼

오종종 모여 사는 월당마을

고요한 한 밤이면

반송반송 달빛이 찾아드는

낙동강 하구언 마지막 나룻터



월당나루는 물금증산리와 대동월당마을을 잇는 나루이다 이 나루는 양쪽에서 모두 월당 나루로 불렸으며 물금지역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북적이던 곳이다 주로 학생들이나 장꾼들이 이용하는 곳이었다 한 겨울에는 곰배로 얼음을 깨고 뱃길을 냈다고하고 물금과 매리는 서로의 크고 작은 행사에 서로 관여했다고 하니 친밀한 한 동네사람으로 여겼다고도 한다

황산공원의 낙동강 생태탐방선 선착장에서 구포 방면으로 200미터정도 내려가면 월당나루터라는 팻말이 나온다 이곳이 아랫나루로 불리며 김해 금관가야의 교통 요충지이자 신라와의 경계가 되었던 곳이다 예날에는 작원관원을 두어 육로와 뱃길을 감독 관리하기도 했다

낙동가ㅓㅇ 하류에는 물금나루 용당나루 감로나루 신주나루 개목나루 등이 있어 김해와 양산을 연결했지만 요즘은 예전과 달리 김해와 양산을 잇는 다리나 배를 이 주변에서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이곳 월당나루에 서서 김해 상동 방면을 바라보면 가깝지만 구포 다리를 돌아서 가는 길 외에는 달리 다리를 건널 수 없어 가기 쉽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최근들어 호포 물류센터주변에 낙동대교가 들어서고 대동에서 진입구간이 있는 양산낙동대교가 생겼지만 여전히 물금에서 바로 가기에는 꽤 거리가 있다

한때는 양산에 잠시 산 적이 있었다 황산공원을 참 자주 갔었다 아마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황산공원에 가서 걷고 나물도 캐고 강도 하늘도 바라보면서 길건너 찻집에서 차를 마시기도 했다 이곳을 참 좋아 했었다 특히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 저녁놀이 질 즈음이면 해가 강건너 산을 넘어 갈 즈음이면 한참을 바라보곤 했다

월당 나루에서 바라보면 바로 건너편 작은 산이 150미터 높이에 채 못미치는 각성산이다 이 산을 해가 넘어갈 즈음이면 황산공원을 흐르는 강에 붉은 물빛이 돌고 산아래 사는 사람들의 삶이 또렷하게 보인다 마치 병아리들이 어미달의 품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사는 모습처럼

황산이라는 이름도 삼국시대에는 낙동강을 황산강黃山江 황산진黃山津으로 블렀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낙수洛水 가야진伽倻津낙동강이라 했다 황산공원이라는 이름도 낙동강의 옛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조선시대 이긍익李肯翊 (1736-1806)의 연려실기술 지리전고地理典故에 보면 낙동이란 가락(상주)의 동쪽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유야 어떠하든 황산공원 월당나루터는 내게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월당 나루터에 서면 예사람들의 분주한 모습들이 보이고 그들의 바쁘고 떠들석한 삶이들이 나의 뇌리에 새겨지고는 저절로 흥미로운 곳으로 살아나고 시를 쓰고 싶은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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