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소박한 자연의 브리콜라주 시집『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지하철에서」



엄마에게는 가오리연

아빠에게는 장난감이 든 가방 한 개를 들려

찬바람과 함께 지하철 안으로 들러온 아이 자매가

경로석 노인들과 나란히 의자하나에 비집고 앉아

고단하여 잠이 저절로 오는데

똑같은 원피스를 인형처럼 맞춰입은

큰 애는 눈감고 순하게 잠이 고

작은 애는 두 눈 질끈 감고

나비 날개처럼 입술도 접었는데

전동차 바퀴는 덜컹거리고

먹구름 같은 캄캄한 잠 속으로

이대로 떨어지기가 무서워

엄마 나 쪼끔만 업어줘

의자에 들린 다리를 훌쩍 내려

서있는 엄마의 뒤로 돌아가 업히는데

이제 됐어. 나도 언니처럼 잠들 수 있어

엄마 아빠도 바싹 다가와서 날보고 있네

전동차가 청량리, 청량리 떠들어 쌓으니

큰애는 서둘러 아빠 품에 잠 개어 내리고

작은 애는 서둘러 엄마 품에 잠든 채 내리네



모성은 생명을 창조하고 기르는 기능을 갖는다 엄마란 세상의 모든 생명들을 길러내는 포근한 존재로서 포용력이 큰 모성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주된 역할을 한다 상처받은 생명체들을 치유하고 평화를 모색하는 모성은 본성적으로 자녀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돌봄과 사랑이 바탕이 되는 존재로 모성은 믿고 모든 것을 던져 보호하는 굳건한 긍정성을 드러낸다 어린 생명체가 느끼는 불안 위기에 사랑과 희생으로 굳건하게 보호하고 배려의 자세로 일관하는 모성의 삶은 생명력을 잉태하고 지속적으로 재생하는 고달픈 삶이다

사랑의 형태는 애착관계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애착(M.애인스워스 1960-70)은 어른이 되면서 관계가 확장된다 화자의 눈에는 아이의 엄마를 향한 애착 장면이 포착된다 둘째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불안정-양가애착의 관계에서 안정애착관계로 나아간다 아이 엄마에게 다가가려는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켜 적응하는 점으로 보아 환경에 역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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