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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물김

낙동강 음식

by 김지숙 작가의 집

낙동물김




낙동강 하구 녹산에서

갈대가지 숙수그레 묶어

갯벌에 꽂아 김포자를 섶에 붙인

색이 검고 반질반질한

씹을수록 달크레한 해감내 나는 김

자란히 싣다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

‘낙동김 섞여야 고급 김이지’

밀물과 썰물 때 김발 뒤집고

손으로 갈아서 물에 풀고

김 틀에 저분저분 김을 올려

햇빛에 말려 먹는 김

한 장 한 장에 빛나는 소원을 싣는다



부산광역시 명지 일대에서 생산된 김을 낙동김으로 부른다 낙동강에서 흘러내린 토사들이 만들어낸 하중도에 속하는 명지도의 앞바다는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므로 조류가 활발하고 영양분이 풍부해서 다른 지역의 김보다도 향과 맛이 뛰어나다 상큼하고 달면서도 향이 뛰어나고 색이 검고 광택이 나서 김 말이에 가장 알맞다

주로 이 일대 습지에서 자생하는 갈대를 묶어 가덕도로 가져가서 포자를 받아와서는 명지 앞바다에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 김을 재배한다 9월경에 심어 4월 경에 거두는 방식이지만 몰운대와 가덕도 일대에서는 2모작을 하기도 한다 1970년대 이후로는 망을 이용하는 망흥식으로 바뀌었고 김가공도 수공업에서 기계화로 변화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김밥용 김은 완도 김과 혼합하여 만드는 김이 가장 맛이 있고 유명하다

이 김양식에 대한 기록은 낙동강에 대한 것은 없으나 『동국여지승람』에 전맘 광양군 일대의 섬진강 하구에서 갈대나 나무가지를 이용한 섶 양식의 김양식이 최초로 있었다는 기록이다 낙동강 하구 유역일대에는 광복 이후 섶 양식에서 현대양식인 망을 이용한 기술을 도입하면서 전환기를 가져오며 수확양이 늘고 낙동김의 최절정을 맞는 지역 특산물로 인정받게 된다

소풍날이면 엄마는 늘 김밥을 말았다 얼마나 많이 말았는지 그날 저녁 다음날 아침 그리고 소풍때까지 김밥으로 세끼는 족히 먹은 기억이다 물론 깁바을 썰 때 꽁지를 먹는 맛도 좋았다 언재 먹었는지 김밥 꽃지를 먹으면서 도시락에 차곡차곡 넣은 다음 사이다와 간식들을 소풍가벙에 넣고 나면 왠지 다음날 소풍에 대한 부푼 마음에 잠을 설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엄마의 김밥은 속에 단무지 시금치 오뎅볶음 우엉조림 당근조림 깨소금간이 전부였다 이후 소시지가 나오면서 소시지가 보태졌고 맛살이 나오면서 맛살도 들어갔다 색도 곱고 맛도 좋았지만 왠지 김의 향이 늘 코끝에서 상큼했다

요즘은 김빕을 말지는 않는다 유명한 체인점에서 그저 사서 먹는다 물론 그대의 김밥맛을 기억하는 동안은 김밥이 맛있는지 모르고 그저 등산이나 낚시 나들이를 갈 때에 간편식으로 사서 가곤 했다 충무김밥을 사서 갈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김밥의 속은 맛이 좋아도 김의 달큰한 향이 느껴지는 김밥은 거의 먹어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학창시절 먹었던 그 추억 속의 상큼한 향이 나던 김밥은 속은 별개 없어도 낙동김이었나보다 엄마의 김밥에 대한 추억은 김의 향으로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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