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자작나무숲

by 김지숙 작가의 집

인제 자작나무숲



인제 자작나무숲은 원래 소나무숲이었는데 소나무들이 병이 걸려서 베어내고 그 자리에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다 6ha에 70만그루를 심었는데 41만그루가 숲에 밀집헤 있다 월요일 화요일은 휴뮤일이고 봄철 산불 방지기간에는 입장이 불가하며 5월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은 단체의 숲 체험의 숲 레포츠의 숲 사회 환원의 숲으로 구분되는데 이곳 인제의 자자작나무 숲은 단체의 숲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흡연 취사 스레기 투기 등에 과태료가 붙는다 그래서인지 산을 방문하는 내내 쓰레기는 눈을 뜨고 찾을 수가 없었다

야외무대 전망대 쉼터 가로수숲길 인디언집 생태연못 등의 테마가 조성되어 2018년 국유림 명품 숲으로 지정된다 소나무가 울울창창한 강원도에서 자작나무숲이 가져다 주는 단풍의 묘미는 남달랐다

자작나무숲 입구에 도착하니 세시 가 조금 넘었다 사람들이 입구를 향해 뛰었다 영문을 모르고 우리도 따라 뛰었다 입구에 팻말을 보니 입장이 세시까지 동절기에는 두 시까지였다 전체 구간을 한바퀴 다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세 시간이라고 해서 여섯 시면 출구를 닫으니 세시 이후에는 입구를 닫는다고 입구에 숲지킴이하시는 분이 짧은 구간으로 돌라고 말했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크게 대부분의 일반인이 선호하는 두 길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난이도별 6코스가 있었다 잘 닦인 새로 만든 포장도로 2.7키로가 아니라 아래에 놓인 임도 비슷한 평지길을 택해서 걸었다 달맞이숲까지는 2.3킬로 돌아오면 대충 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 이 길을 걸을 작정이었다 초입에는 사진작가가 찍은 자작나무 숲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눈으로 대충 보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길을 흙길이고 정말 잘 다듬어진 걷기 좋은 길이었다

대신 한참을 걸어도 자작나무는 간혹 한두 그루 여기저기 흩어져서 보물 찾기를 해야 보일 정도로 보기가 힘들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달맞이 숲길에 도착했다 자작나무는 어디에 있는 걸까 마침 숲지킴이들의 쉼터가 보이고 우리가 길을 물었다

너무도 친절하게 여기서 돌아가면 너무 억울하다면서 산길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별밤지기숲이 나오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곳을 꼭 보고 가야 한다고 했다 친절하게 소용시간까지 알려주면서 여섯 시까지는 충분하다고 부추긴다 산행을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못하는 내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일행은 벌써 그 말에 동요되어 갈 준비를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따라나선 산길을 치고 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은 쉬엄쉬엄 모두 내려오는 산길을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다 지나가고 나면 너무 조용하고 길이 미끄러워서 무서웠다 어제 온비로 나뭇잎이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온갖 불평이 나온다 이 좋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마음이 힘들다 처음 계획대로 하지 않고 남의 말에 휘둘려서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못내 심기를 건드린다

30분 걸린다는 길을 얼마나 서둘러 올랐으면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숲 속에 차를 파는 간이 편의점이 나온다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걸리냐고 묻자 족히 1시간을 걸린다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길을 잘 알고 거꾸로 걸어 올라왔냐고 잘했다고 코스를 정말 잘 정했다고 칭찬한다 어이가 없다

다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자작나무 숲이 나온다 마치 어느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에 있던 온갖 생각들이 다 사라지고 그냥 밝음 그 느낌이다 조금 전까지 마음이 안 좋았던 그 기분이 확 사라졌다 생전 처음 보는 자작나무숲 이런 것이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자작나무 자작나무 하는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사진을 찍거나 웃고 놀고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고 눈을 감고 자작나무가 하는 말들에 귀를 기울인다 잘 왔어 반가워 꼭 보여주고 싶었어 자작나무의 단풍은 연한 노랑과 초록이 뒤섞여 여태 본 적이 없는 소리를 바람결에 실어 내 귓전에 보낸다 그래 정말 잘 왔어 안 올라왔더라면 진짜 후회했을 것이다

자작나무숲은 여태 경험해 보지 못한 느낌이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눈호강 마음호강을 했다 내려오면서 좀 더 잘 가꾸고 조성하면 더 멋진 곳이 될 것 같다는 욕심 같은 생각도 들었다 한번 심은 후에는 너무 자연 그대로 든 것 같아 마음이 스인다 마치 손님을 불러놓고 메인 메뉴에만 열중한 것처럼 자작나무가 다른 나무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기도 한 구간들을 지나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자작나무 숲의 단풍은 여태 본 적이 없는 색감으로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진을 찍고 보니 그 색감이 나지 않는다 카메라 탓일까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과 다시 산길로 나뉘었고 다른 내려오는 코스들도 있었다 훤한 포장길을 택해 내려왔다 간혹 관라용 차와 숲지킴이 한두 명이 보일 뿐 시간이 늦어서 주위에 사람들이라고는 그다지 없다 내려가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숲지킴이들이 저들끼리 이야기를 할 뿐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들이라고는 숲지킴이가 있었고 그들은 차를 타고 내려갔다 우리는 서둘러 내려왔다 그렇게 내려온 덕분인지 세 시간 걸린다는 길을 두 시간에 다녀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계획에 없이 산길을 후 달리며 쫓기듯이 걷는 것은 정말 그렇다

좋은 곳을 좋은 마음으로 계획적으로 여유 있게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간적으로 다시 올 만큼 가까이 살고 있지 않은 점도 있고 이런저런 여건상으로 서두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 변덕스러운 상황들을 익숙하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어두워지면 멧돼지가 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함께 가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거라는 염려가 지배적이라면 거기에 온 신경 쓰느라고 그다지 즐거운 마음으로 등산을 하지도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못한다 내가 괜한 걱정이 많은 걸까 융통성이 부족한 걸까 암튼 그래도 그게 내 마음이다 무계획적이고 임기응변식 산행은 정말 힘들다 자작나무숲 동영상을 올렸다 그래도 실제로 가서 느끼는 느낌과는 차이가 난다 실제가 더 낫다는 의미이다

인제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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