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가는 길

by 김지숙 작가의 집

백담사 가는 길



미시령을 지나 백담사로 갔다 도로에서 백담사로 편입되는 작은 도로로 진입하는 순간 대형버스며 승용차가 줄을 지어 서 있다 너무 많은 차들이 앞을 가리고 있는데 더 이상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 마을은 입구부터 국화가 너무 많았다

식당이며 크고 직은 집 도로변이 모두 국화화분으로 가득가득했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국화 화분으로 자리 잡은 모습은 처음 본다 차라리 이곳저곳 땅에 자연스레 자란 국화라면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겠지만 이곳은 좀 더 다른 느낌이다

국화도 들국화가 아니라 개량된 연분홍빛을 지닌 국화꽃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리고 지나는 길에 고려엉겅퀴 비슷한 꽃들이 피어있는 밭들이 두어 군데 있었다 지나는 길이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분명 엉겅퀴와는 좀 다른 꽃들이다

엉겅퀴는 봄이 아니라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서 에 피는 꽃이라 그런 부류인 것 같았다 참 예쁜 보랏빛이라 눈이 갔다 차를 돌리려고 한 자리에 아치를 세우고 대문을 대신하고 이곳에 작은 장미줄기를 올려 키우는 집 안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이 단풍이 올 들어 내가 본 단풍 중 가장 붉은색이 아닐까 색이 너무 고와서 담장 밖에서 고개와 팔을 쑤욱 내밀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찍고 보니 사진이 나의 눈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내 마음속의 단풍나무는 올해는 이곳으로 점찍었다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정원이 고운 집들이 참 많이 있다 나는 이런 집들을 보면 정원이 넓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일어난다

하지만 그 뒤에 따르는 수고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신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이런 나의 이중적인 면에 나 스스로도 의아하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다 한 번도 호미를 제대로 잡아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호기인지 나 자신을 모르는 일일 뿐이다

짧은 반성과 현실직시를 번갈아 하면서 도로변에 있는 아마도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마가목 단풍을 본다 이곳은 공기가 맑아서인지 마가목잎도 너무 예쁘고 단풍들이 군데군데 많지는 않지만 색이 유달리 곱다 결국 백담사는 구경도 못하고 차를 돌려 한계령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인공인지 자연인지 애매한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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