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여울마을
봉래산 내린 골목길
피란민 삶 담긴 짠 바람 따라 느리게 걸으면
꺼머멀쑥한 가마니 깐 천막살이
비루한 삶 모퉁이에 가지런히 아직 남아있다 계단 따라 내려서면
가파른 담벼락을 낀 절영해안 산책로
위로 쳐다보면 절벽 위에 휘우듬한 낡은 주택 형형색색 갈아입고
거든 거든 드나드는 배들이 점점으로 떠 있는 묘박지 풍경
흰여울 마을은 영도의 해안 절벽을 따라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져 이루어져 있다 이곳 역시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갈 곳이 없어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마을이다 이 마을의 이름은 봉래산 기슭을 따라 내려온 흰 눈이 내리는 모습 같다고 지어졌다고는 하나 실제로 가보면 도로변을 따라 마치 작은 개울이 이 길게 늘어선 모습처럼 보인다 아무튼 꼭 맞아떨어지지는 않으나 2011년 오래된 집들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거듭나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이곳에 학교 동창이 자리 잡고 살아간다 그런 이유로 가끔 한 번씩 드나들기도 한다 이름만큼 마을을 기대하고 가기보다는 마을길 구석구석을 돌면서 눈앞에 펼쳐진 해안 절경을 바라보는 여유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어 꼬불꼬불 나 있는 골목을 헤쳐 바닷가로 나서면 흰여울 마을을 올려다보면서 바다 하늘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흰여울길은 14개의 골목길로 이어져 있고 작은 상점들로 아기자기하게 카페나 점빵방 서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천천히 걷다 보면 여기서 살던 사람 사는 사람의 정서가 온몸으로 다가온다 흰여울이라는 마을이름처럼 담장들은 하얀색이 눈에 든다
흰여울 마을길을 걸으면 크고 작은 배들이 절영도 앞바다에 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큰 배의 경우는 수심의 깊이로 부산항으로 들어설 수 없어서 작은 배에 물건들을 실어 나른다 그래서 이곳의 묘박지 풍경은 어둠이 내리면 더 아름답다
흰여울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바닷가의 흰 자갈돌만큼이나 따로 또 같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