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초잎

by 김지숙 작가의 집

산초잎



산초열매는 경상도에서는 추어탕에 자주 넣어먹는다 성질이 따뜻하여 건위 구충 감기 몸살에 효과가 있다

여기 이곳의 야산에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산초잎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초봄에 아직 다른 잎들이 채 나기도 전에 산초잎은 연초록 기운을 담아 여기저기서 예쁘게 새순을 올리고 있다 부산에 살 적에는 지인과 함께 야생초 나들이를 하면 지인은 꼭 이 산초잎을 땄다 우리는 그다지 잘 먹지 않아서 따서 몽땅 건제 주곤 했다

이곳에는 아무도 이 산초잎에 눈독 들이는 사람이 없는지 홀로 잘 자라고 있다 여름이 가까우면 잎이 세고 열매를 달아 맛이 덜할 수 도 있다

또 산초잎은 초봄에 따서 매실액 요리당을 넣은 고추장에 절여 두었다가 꺼내 먹을 때에 통깨를 넣어 조물조물 무친 후, 삶은 돼지고기를 먹을 때 조금씩 꺼내 돼지고기 한 점 위에 조금씩 올려 먹으면 돼지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돼지고기의 맛을 증가시킨다

지금은 돼지 알레르기가 있어서 돼지보쌈을 못 먹지만 한 때는 식탁에서 돼지 보쌈을 먹을 때 꼭 이 산초잎 고추장 장아찌가 빠지지 않았다

또 다른 산초잎 활용법은 열무김치를 담을 때 쓴다 이 산초잎이나 산초열매 가루는 열무김치를 담을 때에 맨 마지막에 넣으면 매운맛에 꽤 강한 자극성이 입안을 감돈다 잘 익어가는 열무김치는 젓갈이 주는 비린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열무김치는 물김치와 양념김치의 중간 정도로 양념을 한다 물김치라고 하기에는 국물이 적고 양념김치라고 하기에는 국물이 많은 경상도 말로 하면 짤박 할 울엄마의 표현, 재료의 아랫부분이 잠 길듯 말 듯 정도의 양)정도로 국물을 붓는다 이때 산초잎을 함께 넣어 양념과 버무려 익혀 먹으면 산초의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처음에는 이 맛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살짝 꺼리기도 했는데 의외로 한번 맛보고 나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다시 찾게 되는 맛이다

사실 산초잎 열무김치는 부산경남 지방에서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이따금씩 나온다 가끔 한 번쯤은 산초향이나는 짤박한 열무김치를 먹고 싶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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