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숨을 삼키다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 영상실,
너른 물길 옆으로 난 벌판에서
수확한 볍씨 모아 고슬고슬 화덕 밥 짓는다.
뜸이 들 동안 원시인들이
키득대며 짐승들과 어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춤을 춘다
함께 밥共式을 먹고 나서 부른 배 두드리며
화사한 얼굴로 짐승의 뼈로 만든 피리를 분다
밥을 잘 먹었다고 감사를 보내는 춤을 춘다
날짐승 길짐승이 소꼬리를 잡고 빙빙 돌며
힘이 넘치고 수렵 노동을 한다
언양은 2일과 7일이 장날이다 언양 장날은 그 면적 규모가 엄청나다 한때는 친구들과 잠시 부산 경남 일대의 장구경을 다닌 적이 있다 언양장은 언양천 주변을 주차장으로 삼아 넓고 길게 형성되었다 가끔씩 영남 알프스 일대를 돌며 산에서 캐온 버섯이며 더덕 산삼 등 산 타는 사람들이 공수해 온 귀한 물건들을 만나기 쉬운 곳이다 뿐 아니라 집에서 기른 혹은 잘 만든 각종 농산물이 된장 장아찌나 고추장 양념을 한 시골 토종 음식류들이 민낯을 하고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고 간혹 도자기 만드는 사람들의 작품들도 등장하기도 하는 꽤 다양하고 큰 오일장이다
울산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언양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 강을 <언양읍지>에는 감천(坎川)이라고 기록한다
언양은 유달리 양지바른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부산이 가까워 자주 가던 곳이다 언양의 곳곳을 다니면서 반구대에 꽤 여러 번 가곤 했다 갈 때마다 반구대만 보고 왔는데, 어느 날 가니 영상실이며 사진 등을 사방 벽에 펼쳐 놓고는 반구대에는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해 만들어 놨다 더 이상 가까이 가기에는 먼 반구대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강건너편에서 망원경을 가져가 봐야 한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이전까지는 꽤 여러 번 반구대를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했다
먼 길을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고 할 수 없이 영상실에 들어가서 언양 반구대의 역사와 흔적 등을 보면서 보여주는 영상을 눈으로는 보면서 머릿속은 이미 원시인들이 밥을 해 먹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고 그 모습들을 시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