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오늘 시』
돌탑
산길 입구에 옹기종기 돌이 쌓인 탑
돌 하나에 소원 하나 얹는다며
돌 위에 돌을 쌓고 또 쌓던 할머니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위에 얹힌 소원을 모두 짊어진
첫돌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울까
돌 사이로 숭숭 바람이 지나는 시간 속에
아슬아슬 직립의 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방의 빈자리마다 들어선 마음
발바닥에서 정강이까지
정강이에서 머리끝까지 바람이 셀수록 더 잘 자란다
한국의 어느 산길을 걸으면 꼭 만나는 것 중 하나가 돌탑이다 언제부턴가 이 돌탑의 의미를 생각했다
길을 걷다가 발이 돌부리에 채여 미끄러지거나 다치거나 하기 때문에 다음에 걸어 다닐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길에 널려 있는 돌을 주워 한곳에 모으다 보니 자연스레 돌탑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 산길을 사고 없이 걷기 위해 길을 잘 걷게 해달라고 자연스레 소원을 빌게 되고 그 염원이 쌓이게 되고 그렇게 소원탑들이 생겨난 게 아니었을까
처음에는 원인도 모르고 할머니가 절에 가는 길에 발에 걸기적 거리는 돌을 주워 돌탑에 올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생각 없이 어릴 적 나도 그렇게 돌을 보면 주워서 쌓아놓은 탑에 올리곤 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안 계신 어느 날부터는 더 이상 돌을 쌓아 올리지는 않게 되었다 발에 채는 돌도 없거니와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굳이 없는 돌을 주워와서는 소원을 빌며 돌을 올리는 것이 좀 그랬다. 무수하게 놓여 있는 돌탑을 보면서 나까지 소원을 하나 더 올려 돌탑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소원을 비는 다른 방법도 무수히 많은데 꼭 돌탑을 쌓는데 보태야 하나 싶었다 설악산 계곡이든 지리산 계곡이든 어디를 가나 꼭 이 돌탑이 있다 돌탑을 굳이 쌓지 않아도 되는 곳에 너무 많은 돌탑이 있어 오히려 자연스러운 강변을 잃어가는 것이 싫기도 했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굳이 돌탑을 쌓지 않아도 되는 곳에 돌탑을 쌓으려고 애를 쓰고 거기에 소원을 빌까 맨 아랫돌이 견뎌야 하는 무게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돌이니까 돌탑이니까 어차피 견뎌야 하는 존재이니까라면서 무의식적으로 돌을 하나씩 얹는 마음이 살면서 다른 곳에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쉽게 실행하는 것은 아닌지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 이 시를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