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 하루
종일 산 위에서 서성이다
나뭇가지 끝에서
아침이 깨어난다
달팽이 그림자 떨어진 윗목
앉은뱅이 책상머리 맡에서
눈 알갱이로 자라난 추위는
어린 신의 손목을 잡아끈다
여린 눈썹 아래
설익은 아침 햇살
어둠 걷는 노승의 목탁소리
살뜰히 챙겨 듣는 오도송
이마에 활짝 열린 잠 길에서
엄마의 그리움을 옮긴,
풋내 나는 하루가 쏟아진다
'동자승의 하루'라는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화면 속 동자승은 철부지 어린아이 그대로였다 아직 엄마 품이 그리운 그렇지만 엄마의 품을 모르는 얼굴을 한 해맑은 웃음 속에서 마음 한구석이 짠해 오는 것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떤 연유로 절집 아이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태어나자마자 그곳에서 사는 아이도 있고 제법 자라서 그곳으로 온 아이들도 있었다 다 자라면 어떤 스님이 될지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으나 한결같이 똑같은 머리를 깎고 같은 색깔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그들의 머릿속이나 가슴속은 한결같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스님이 될 아이들도 절 밖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처럼 똑같이 정말 예쁘고 빛나는 때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