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봄봄 봄봄』




물심 혹은 무심




세상의 물들은

제 맘 가는대로 흘러간다


바라는 길이 있다면

그 길 따라 흘러가고

안락도 그 속에서 찾는다


있는 듯 없는 듯 함께 하지만

제 모습 저절로 지킬 뿐

낱낱이 헤아리지는 않는 물


세상의 물들이 모두

제 흐르는대로 가는 동안

무심 또한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간다




일반적으로 분별심分別心이란 따지고 계산하는 마음이며 무분별심이란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고 할 일 못할 일을 구분하여 내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이 갖는 그런 마음을 뜻한다 하지만 불교에서 밀하는 무심無心이란 망심妄心이 없는 깨어있는 참된 마음을 말한다 이는 일반적인 무관심과는 다른 마음인 무분별심無分別心으로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 지극히 평온한 상태를 뜻한다

불교에서의 무분별심(무심)은 번뇌망상을 내려놓고 텅빈 공으로 마음상태를 되돌려 놓는 것을 말한다 머릿속에 꽉 찬 잡다한 생각들을 비우고 텅빈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무심이라 하고 이는 깨달은 사람의 맑고 밝은 마음을 일컫는다 분별이 사라진 상태 그런 경지를 말한다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도무지 쉽지 않다 비우는 연습을 자꾸 하다 보면 비슷하게 시늉이라고 낼 수 있을 몰라 이따금식 그런 시도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요원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럴 때면 바다 바다의 마음을 생각한다 그러면 훨씬 그 마음을 이해하기 쉽다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이는 바다가 순리에 순응하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자세를 배우면 훨씬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각양각색의 많은 고통과 번민이 따른다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점점 더 세상은 복잡하게 헝클어지고 뒤틀린다 번뇌망상에 시달리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가끔씩은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어디 내 마음 먹은대로 흘러갈까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버릴 것은 더 빨리 버리고 태풍과 비바람이 불면 아무 일 없는 듯이 받아들이고 나며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리라

물심, 물의 마음처럼 흐르는 대로 흘러가고 무심, 비울수 있는 만큼 비우는 세상의 순리를 따라 조용한 마음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번뇌를 떠나보내고 바다의 마음을 배우고 맑고 순하게 당당하고 무탈하게 매일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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