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봄봄 봄봄』




등불



등불이 켜지면

무엇을 밝힐까


바닥까지 끌어올린 불씨를

짧은 심지에 품어

슬픈 그림자 쫓아내고

어둠 속에 흔들리는 불안을

데려다 환한 초록을 피우는


등불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별똥별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자연인을 제하고는 등불을 켜는 사람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등불 같은 사람은 있다 그 사람은 세상이 어두울수록 빛이 난다 등불이 그리운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의 겨울은 깊다 사람들의 가슴 속도 마찬가지이다 부족한 것이 많을 때 마음을 비우는 사람이 있고 부족한 것만 생각하면서 우울해 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에 중심을 두고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느냐는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 마음의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최소한도 나에게로 등불을 좀 더 확장한다면 나아가 가족에게 좀더 확장한다면 더 나아가 친지에게 지인에게라도 스스로 작은 등불이 되기를 자처한다면 가장 최소한 자기가 갈 길 만큼은 ㅅ스로의 힘을 밝혀 길을 찾고 살아갈 것이다

믿음은 등불을 만든다 자신에 대한 믿음 가족 친지 지인에 대한 믿음이 등불을 켠다 믿음이 없다면 그 불은 가장 아랫쪽은 기름을 끌어당길 힘을 잃을 것이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거라는 믿음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는 믿음 타인의 나의 눈물보다 앞에 앉은 사람의 눈물을 먼저 닦아주어야 한다는 소박한 믿음 무엇에 기대지 않고 무엇을 소원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햇살이 되고 때로는 그늘이 되어주리라는 그 수 많은 어여쁜 믿음들로 자신을 만들고 그 자체로 이미 스스로에게 등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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