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봄봄봄』
말의 모양
말에도 모양이 있다
예쁜 말은 둥근 모양이라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시끄러운 말은 귀퉁이가 날카로워
들락대며 귀가 아프다
남을 아프게 하는 말은
별모양으로 떠돌아 한마디에도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른다
꽃잎처럼 어여쁜 말은
꽃잎이 되어 오래 가슴에 남는다
말의 모양은
그 사람의 마음을 꼭 닮았다
사람들은 무심코 말을 한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기분 좋은 말 다 두고 기분 나쁜 말만 골라서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많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그런 말들을 더 많이 듣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가슴에는 그런 말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원하다 소중하다 사랑한다 기분 좋다 이런 말들을 자주 하면 실제로 그런 기분이 든다 말이란 가려서 쓸수록 더욱 빛이 난다 입에서 떨어져 나온 말들이 바닥에 굴러 다니는 모양을 본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질식해 버릴 수도 있다 다행히 말은 눈에 보이지 않고 허공에 쌓이지 않지만 가슴에는 쌓인다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순간도 있고 아무 말이나 다 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말을 아껴하는 사람이 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말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샘물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입에서 나오자마자 허공 중에 사라지지만 말로써 못할 것은 없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 말도 있다 말이 지닌 위력은 어디 그뿐일까 설망어검 舌芒於劍이라고 하여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의미이다 언어폭력이 이에 해당된다 구무택언口無擇言이라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도 가려서 쓰기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말을 하고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런 사람 옆에 있다면 좀 더 세상이 아름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말을 하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좀 더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보탬이 되는 고운 말을 하고 살아가면 어떨까 위로가 되고 위로를 받는 그런 말과 글이 온통 세상에 가득한 따뜻함이 함께 하는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