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봄봄봄』
단추
방안 한 구석에 떨어져
홀로 빛나는 단추하나
가만히 손으로 집어 들고
어디서 떨어졌을까
한참 옷장을 뒤적인다
아무리 찾아도
비슷한 모양을 한 단추는 없다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어디선가 본 듯도 같다
오래 전 유독
단추를 채우기 힘들었던 옷
너무 힘을 주다가 튕겨
달아나 장롱 아래 숨었나 보다
철도 없이 오래 푹 쉬었나 보다
간혹 기억에도 없는 단추가 하나둘씩 커다란 짐을 옮기면 얼굴을 드러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영 낯선 모양은 아니라 찬찬히 생각해 보면 간혹 생각이 나기도 한다 단추를 채우는 일은 언제나 쉬운 일도 즐거운 일도 아니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지퍼가 있고 막 입기 좋은 모양의 옷도 있나 보다
단추를 채우는 일은 뭔가 쉽지 않은 일의 시작을 의미한다 시도 때도 없이 생각 없이 단추를 채우면 사달이 난다 그래서 단추를 채우는 옷을 입을 때에는 미리 단추구멍과 단추의 위치를 잘 맞추어 보고 난 뒤에 채우기를 해야 한다
단추가 많은 옷을 입으려면 단추를 채우고 푸는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나라도 잘 채우지 않으면 모양새가 뒤틀리고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여분의 단추가 없다면 곤란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단추구멍을 채우는 경우처럼 많은 일들을 순서를 챙기면서 채워야 한다 성급하게 하다가는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채우고 풀기를 반복하는 인연은 없는지 잘 풀리고 잘 채워지는 인연은 또 어떤 인연인지 단추를 풀고 채우면서 그 숱한 인연들을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