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마음
만지지 않아도
바라만 봐도 알 수 있다
두귀를 쫑긋 세우고
따라오는 동안
얼마나 따뜻한 지
두 눈을 활짝 열고
동글동글 바라보는 동안
얼마나 힘이 되는지
헐렁하고 썰렁한 세상을
부드러운 눈길로 둥글게
감싸는 그 마음을 만질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은 말로 하기도 어렵지만 알아주기도 어렵다 자칫 함부로 말하다가는 평생을 절연을 하고 살아가기도 하고 알아주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 여겨 더 이상의 마음을 보태지 않는 게 사람이다
일편단심이라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하다 아무리 잘해도 얻기 어려운 게 사람마음이고 바닷가 조약돌 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도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꼭 입으로만 전해지지 않는다 눈빛으로 귀로 온몸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 마음만 있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도 하고 정착하는데 큰 힘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자신에게 덕이 되니 마음을 내고 마음을 주고받는 경우가 잦다 그렇지 않고 세상의 이치를 따져 마음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 마음이려니 생각하면서 오해를 불러들이고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마음은 맨 처음에는 씨앗처럼 모난 곳이 없이 둥글둥글하지 않았을까 글쎄 알 수는 없지만 그랬으리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살다 보니 이기적이고 모가 나고 가시가 박혀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부러운 것이 없어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의 마음도 험난한 삶을 사는 사람의 마음도 보이지 않으니 둥근지 모란지는 스스로도 남이 봐도 잘 알 수 없지만 말이나 행동 눈빛을 보면 어느 정도의 짐작은 가능하다 능숙한 연기자라면 혹 속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읽을 수 있다는 것 읽으려고 최소한의 노력을 하는 것만으로 이미 그 사람의 마음은 둥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둥근 사람 옆에 살면 최소한 상처는 덜 입지 않을까 둥글다는 것은 상처 없이 받아들이고 내놓는다는 원만의 표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