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연분홍 꽃잎보다 더
고운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작은 입으로 나오는 말에서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부드럽게 귓가에 날아와
기분 좋아지는 말이 있다
언제나 따뜻하고 싱그러운
말을 하는 고운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입으로 하는 말에는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남의 입에서 나오는 자기 말에는 곧잘 그냥 넘기지 못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말이 고와야 사람이 곱다 아무리 예쁘고 세련되고 옷을 잘 입고 멋진 외모를 지녔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고 입신양명하여 출세를 했더라도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 인격이 바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그러한 명예나 인품 존경심 등이 한마디 말속에 모두 거품처럼 사라지는 경우를 겪기도 한다
사람마다 판단하는 수위와 기준은 다르지만 가장 급수가 낮은 사람은 아무래도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아닐까 나오는 대로 말하고 자기반성이라고는 없는 사람,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상황과 나이에 걸맞게 가려서 말할 줄 모르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하기에는 먼 사람이다
말을 잘하는 것과 따뜻하고 빛나는 말을 하는 것은 다르다 말을 잘한다는 의미에는 따뜻하고 빛나는 의미를 더할 수는 있지만 따뜻하고 빛나는 말을 한다는 의미에 말을 잘한다는 의미는 담길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상대를 배려해서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고맙고 예쁜지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안다 아무리 거침없이 말을 하더라도 그 말들이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그건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칼을 휘두르는 방법만 알 뿐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칼을 사용하는 칼잽이와 같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싫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가급적 가까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사려 구를 장신구처럼 치장하면서 관계를 밀땅하는 사람도 그렇기는 매한가지다 사람을 판단할 때 말을 해 보고 밥을 먹어보고 눈빛을 보고 여행을 가보면 대게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지만 예쁘고 따뜻하게 진심으로 우러나는 말을 하는 사람만큼은 잘 잊히지 않는다 언제나 만나도 그때 그 고운 입에서 쏟아져 나온 고마운 말들을 되새기곤 한다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다면 정말 행운이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야 좋은 것은 아니다 상처를 주는 사람이 많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수적으로 많지 않더라도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과 따뜻함이 담긴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
세상 살아가는데 결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진심인 사람이 한둘, 혹은 서넛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남의 말을 하지 말고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선의를 가지고 잘하자. 나쁘게 전달하지 말자 각색해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나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살아가면 좋겠다 말이나 행동에 진심인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