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차

by 김지숙 작가의 집
구절초2.png



민들레 꽃차


내가 살고 있는 펜션의 주변에는 봄이면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핀다 자고 일어나면 피고 또 피어 정말 이러다가 전부 민들레 밭이 되는 건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다

지난봄에는 노란 꽃들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져서 정말 꽃 장판을 펴 놓은 것 같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누군가가 하나도 빠짐없이 꽃을 다 따가버렸다

섭섭한 마음에 누구의 손인지 생각해보면 관광객의 손길이거나 마트에 납품한다는 할머니의 손길이거나 혹은 또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는 몇몇 경우가 생각나지만 사후 약방문이라고 생각해서 뭐하겠는가

다시 며칠이 지나고 민들레는 보란 듯이 꽃을 피웠다 용기를 내어 나도 민들레꽃을 조금 땄다 댓 송이를 다서 채반에 말리고 또 댓 송이는 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 반그늘에 말리고 또 댓 송이는 뜨거운 불에 구증구포로 덖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건조기에 일부를 말리고 나머지는 몽땅 찜기에 살짝 김을 올린 후에 반그늘에 말렸다

그냥 말린 꽃들은 꽃씨들이 날아다닐 만큼 순식간에 씨앗을 만들어 차로 마시지는 못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도 결국 모양은 별로지만 맛있는 것은 구증구포 방식으로 만든 꽃차이다

가장 좋은 것은 꽃잎을 전부 떼내고 그것을 고온에서 아주 살짝만 덖어내는 방법이 좋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카시아꽃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