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눈동자



사람마다 눈동자가 다르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다른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먼 옛날부터 앞으로의 날들까지

빛나는 별처럼 지켜보고 있다


허공에서도 빛이 나는지

어둠 속에서도 잘 보이는지

시퍼렇게 살아있는지

따뜻하게 살아가는지

걱정이 쏟아지는지 눈만 바라봐도

그 마음 반은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간다 눈빛을 보면 어떤 삶을 사는지 다는 몰라도 반정도는 짐작한다 마음이 아프고 슬프고 울고 싶은 것은 가장 먼저 눈이 표현한다 아픈 사람의 눈을 보면 얼마나 아픈지 정도를 알 수 있다

같이 오래 살다보면 눈동자를 보면 대체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분이 좋은 지 나쁜지 잠이 오는지 불안한지 화가 났는지 등의 감정 상태를 비슷하게 알 수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흔한 표현처럼 눈동자를 보면 그 사람의 열기가 어떠한지 느껴지고 얼마나 진심인지도 알게 된다 물론 대체로 그렇다는 거지 100% 그렇지는 않다 마음을 숨기는 이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을 볼 때에도 눈을 제일 먼저 보고 눈을 맞추지 않는 사람과는 오래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여시 오래 이야기 하고 싶지 않으면 눈을 맞추지 않는다 서로 마음의 창을 열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내마음을 열면 상대의 마음도 열어야 하는데, 이미 보여준 내 마음이 맘에 들지 않아서인지 그럴 여유가 없어서인지 그러고 싶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표현한다

어린애 새 고양이 강아지 병아리 등 작고 여리고 어린 것의 눈망울들은 참 깨끗하고 맑다 작은 눈동자 속에서 크고 깊고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을 볼 때에는 앞으로의 남은 시간이 많아서 많이 담을 수 있어서 그런 것일거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오랜 수련을 거친 사람의 눈이나 오래 아픈 사람들의 눈에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이 경우에는 수련을 거쳐 마음의 그릇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기쁨을 즐기는 자들의 눈은 그 나름대로 들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낙엽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새싹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같을 수 없듯이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을까 같은 꿈을 꾸지 않는데 같은 눈동자를 가질 수 없고 같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데 깊이 같은 수 없으리라 눈동자를 기억하는 만큼 그사람을 기억해내기에 안성맞춤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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