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생각대로 되는

곳으로 가려고

눈을 감는다


아무리 먼 거리도

단숨에 달려가고


슬프고 아픈 고통도

그곳에 가면 멈춘다


즐겁고 행복한 순간과

함께 하면 그 속에서도

진달래 개나리가 피는

봄날이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잠 못 드는 밤은 점심 이후 카페인이 든 커피를 먹은 날 꽤 여러 날 의도적으로 잠들지 않은 날 그리고 손꼽을 수 있는 힘들었던 날들이 전부가 아니었을까

머릿속에 뭐가 꽉 들어 찬 날은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올 때도 있다 1-2분 정도 눈을 감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정말 맑아지곤 한다 그래서 다시 하던 일을 하면 능률이 더 좋은 건 확실하다 의외로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아무리 양을 세도 잠이 오지 않아 차라리 잠이 올 때까지 그냥 누워 있자는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기도 한다

잠을 자면서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어나기 직전에 꾼 꿈들은 대체로 기억이 생생하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싫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의외의 인물들을 만나기도 한다 꿈속에서 만나서 기분 좋은 사람은 간혹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 말을 하거니 한 적은 없으니 꿈에서도 기억력은 작동하나 보다

의외로 잠이 잘 오는 장소는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갈 때이다 창밖 풍경을 이미 수도 없이 봐온 거리를 저성형 버스가 시속 40으로 달릴 때에는 텅 빈 버스 안은 잠들기에 딱 좋은 곳이다 맨 뒷자리에서 한 줄 앞에 있는 혼자 앉는 자리를 차지하고는 멍하니 바깥을 보다 가면 어느새 한 번은 깊이 잠 속으로 빠져들어 깨어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이곤 한다 남보기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마스크와 모자를 쓰면 좀 더 편안하게 짧은 숙면을 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아마도 적당히 흔들리는 정도가 요람 코드와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간밤에 잠을 설쳤을 때에 특히 효능이 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잠으로 육체적으로는 휴식을 심리적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꽃들도 잠을 자야 더 환히 피고 열매도 잠을 자야 더 살이 오르고 아이들도 잠을 잘 자야 더 빨리 건강하게 자라고 어른들도 잠을 잘 자야 좀 더 마음이 푸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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