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일일일 시一日一 詩』
종이상자
무엇을 담을까
붉은 리본을 매고
다소곳이 기다리는
작은 종이상자 속에는
아침 햇살 닮은
아니, 저녁노을 닮은
눈부시지 않게
빛나는 마음이 담는다
누구에겐가 무엇을 선물하는 마음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니 살면서 누구에겐가 선물 한번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직 포장되지 않은 종이상자나 선물로 받고 버려지지 않은 종이 상자를 보면 무엇을 담고 누구에게 선물할지를 생각한다
선물이라는 게 고르는 동안은 그 사람에 대해 간절히 생각하게 되니 자연히 그 마음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막상 선물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순간 부족하지 않나 모자라지 않나 갈등과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써 고민하고 다리가 아프도록 돌아다니며 산 그 선물을 종이상자에 넣고 상대에게 전하고 나면 그 과정은 모두 잊게 된다 상대가 달가워 하든 아니든 일단 마음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선물에 대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종이상자에 들어가지 않는 선물은 무엇이 있을까 굳이 상자에 넣지 않아도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기나 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사람의 마음과 존재에 대해서 아침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하루라는 시간에 대해서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온전한 자신의 온몸에 대해서 선물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걸까
인생은 어쩌면 꽤 여러 묶음으로 받은 종이선물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선물이 아닐까 풀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잘 관리하지 않으면 물에 젖어 쓸 수 없거나 불에 타서 사라져 버리는 선물상자 같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선물 상자는 타인에게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눠 줄 수 있지만 종이상자 속은 들여다볼 수 없어서 주고받는 계산은 운명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동안은 그 어떤 상자들이 운명 앞에서 놓였다가 사라지고 또 쌓이지 않을까 인생이란 독이 든 상자인지 행운이 든 상자인지 열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잘 만들어진 수많은 종이상자들이 오고가는 선물의 집합체는 아닐까
ps. 새로운 작업에 신경쓰느라 작품을 자주 올리지 못한다 그래도 하루 시 한편과 짧은 글을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