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미
펫 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란 애정이 깃든 대상을 잃어버린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증상으로 일시적이긴 하지만 당사자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감정을 가족처럼 여긴 반려동물과의 이별 이후 겪게 되는 상실감 슬픔 등의 정신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우울함 집중 불안감 무기력감 공황장애 죄의식 등을 느끼기도 하고 식욕 상실이나 과잉 환각 불면증 등 신체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쩔렁쩔렁 가슴을 디디고 간
울음이었다
동굴처럼 팬 두 눈엔 눈물이 없고
메마른 목덜미는
고랑이 패였다
방울이 노예에 매여진 사슬처럼
무겁고 긴 삶을
끌고 간 한 고비를
곡선을 그리며
허공에 공허한
생의 무늬를 긋고 있었다.
쩔렁, 쩔렁
-배정미「워낭소리」 전문
이러한 감정상태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나타나며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엔,ㄴ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다는 좌절감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하는 상실감의 고통을 드러낸다 이는 부정 분노 흥정 우울증 수용의 단계를 거쳐 고통은 사라지고 다시 사랑의 감정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배정미의 시「워낭소리」에서의 화자는 워낭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기억들을 되새기는 가운데 겪는 극단적인 슬픔을 나타낸다 이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정, 이랬어야 하는 건데라는 탓을 하는 분노, 살릴 수만 있다면 뭐든 대가를 치르겠다는 흥정의 과정을 거쳐 더 이상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우울의 단 게에 머물러 있다
고통스러운 슬픔과 대상에 대한 체념을 향해 나아가는 자기 회복을 위한 단념의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그렉 브레이든에 따르면 상실감에서 지혜를 찾는다면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에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잃어버린 기도 ) 우리는 그 과정을 거쳐 한 발짝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간다 머잖아 이러한 슬픔을 수용하고 그 슬픔에서 헤어나 새로운 사랑을 갖게 되고 회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