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y 김지숙 작가의 집

영화를 보며




아주 오래전부터 영화를 좋아했더라면 좀 더 영악하게 계산하며 살았더라면 좀 더 폭넓게 이해하며 살았더라면 영화를 보면서 나와 다른 삶 다른 생각하며 상상도 못 할 삶을 사는 사람을 만난다

실제가 더 영화 같은 삶 속에서 영화 속, 나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오래 강하게 지속되고 선한 자는 끝에서 간혹 보상받는, 그래서 끝나는 생을 보면서 진실을 속이고 양심을 버리고 사는 삶과 그것에 당하다 끝에 이르러 짧은 확인을 받는 삶, 혹은 선한 자들이 희생되는 삶을 본다

그런 영화 속 같은 세상을 살면서 과연 어떤 삶이 옳은지 갈등하면서 삶이 영화 같은지 영화가 삶을 닮은 건지에 또다시 갈등하면서 왜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 좀 더 계산적이고 좀 더 이기적이고 좀 더 얇고 박식하게 잘 사는지를 이제는 알겠다



프랑스어로는 film cinema movie 세 개의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를 사용한다 질베르 고엥세아가 처음 필름 film과 cinema를 구분하여 사용하였는데, 필름은 영화에 대한 미적 철학적 접근을 뜻하며 시네마는 사회적 기술적 산업적 접근을 뜻한다

우리는 대체로 필름에 관해서는 의미를 두지 않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특히 필름의 존재를 영화와 굳이 연결 지어 생각지도 않는다

영화는 예술의 미가 바탕이 된 철학 속에서 탄생되었다 따라서 인간 내면의 심리적인 요소와 체험 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래서 영화는 복잡하고 크고 다채로운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언어로 표현된 것이 전부가 아니며 영화에 사용되는 언어표현은 철학적인 의미를 더 많이 지닌 다

A. 말로는 영화는 고정공간이 파괴되는 그 시작점에서 예술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는 장면마다 분할되어 기존의 공간이 갖는 의미를 파괴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는 원근법에 따라서 3차원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2차원의 공간으로 프레임의 기능에 따라 그렇게 구조화될 뿐이다

영화는 시공간을 표현하는 데 있어 영상과 움직임이 주를 이룬다 영화를 시청각의 종합예술이라고 하고 청각 후각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볼 날도 머잖았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요 특징으로 환영을 둘 수 있다

수많은 환영으로 전달된 힘에 따라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서 영화의 질이 달라진다 현실세계를 무한하게 담아내는 것이 가능한 점을 영화에서 본다

현실공간의 현실감을 현실보다 더 현장감 있게 전달하는 영화의 힘을 느끼고 스크린 위에 재현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어떤 현실세계의 본질을 더 많이 표현하고 있는가를 읽게 되고 그 속에서 전달되는 현실을 통해 겪어보지 못했던 현실들을 간접 체험하고 이로써 인간들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보다 폭넓게 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영화의 매력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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