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훅’ 하고
끌어당기는
한 자락으로
추운 마음
모두 덮는다
시 <이불>은 시의 존재가 내게 인생의 한기를 덮어주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았다 아무리 마음이 다친 날도 시의 이불을 덮고 시의 위로를 받으면서 한참을 이불속에서 온기를 느끼면 내겐 다시 시작하려는 힘이 난다 어려울 때에는 더욱 그랬다 내곁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때 오직 시만이 나의 곁을 지켜주던 때가 있었다 나의 눈물과 한숨과 설움 같은 내게 서성대던 슬픈 말들을 시는 남김없이 잊게해 주던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지나온 세월이 꽤 된다 어떤 때에는 이불만봐도 시를 떠올리게 되고 어떤 때에는 일 년을 입속에서 우물거리며 시를 내놓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 시는 이불만 봐도 시를 더올리던 바로 그 때 쓴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