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대상과 만난다. 사람을 만나고 시와 만나고 일 사물 꿈 이상 죽음을 만난다 그래서 한스 카로싸는 ‘인생은 만남’ 이라고 했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외적 요인이나 내적 요인으로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기도 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 데 끊임없는 부대낌 속에서 살아가기도 있다
현대인은 자신의 둘레에 보이지 않는 장막을 단단히 쳐 두고 살아간다. 이는 산업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변화된 삶의 방식이거니 생각해도 이들 속에 관계를 맺어가기란 눈물겹기까지 한 것도 사실이다
부산은 도시와 자연의 양면을 다 지닌 곳이다 푸른 바다를 끼고 있는 포구 갈대숲 아름다운 석양의 하구언 기암과 단아한 단풍이 절묘한 금정산 복잡한 도심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황급히 사라지는 사람들 땅과 바다가 이어지는 포구 등으로 기억된다. 다른 도심과 크게 다르지 않게 통행활동의 집결지처럼 보이는 부산은 사람들이 잠자거나 일하기보다는 일하기 위해 혹은 잠자러 가기 위해 서로를 비껴 분주히 걸어가는 모습들을 더 자주 대하게 된다. 이 속에서 우리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부지런히 살아간다
이렇게 다양한 삶과의 만남을 내면풍경으로 그려낸 시집이 강달수의 『라스팔마스의 푸른 태양』과 조해훈의『붕어빵』이다 이들 시에는 자신의 삶을 추스르기 위해 외부적인 환경을 지각하고 이에 대응하거나 점유하려는 데서 오는 현대인의 고독이 서정성과 만나고 있다. 바다 혹은 타인을 관찰하거나 환경파괴에 대한 위험 수위를 짐작하고 있는 이들 시는 같은 장소를 두고 다른 생각하거나 다른 대상을 바라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그
들의 삶이 여러 겹의 의미층을 둔 시와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이들의 시는 자연과 만나면서 이를 향해 마음을 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륙도는 부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자연물로서 용호농장 앞 승두말에서 바다 쪽으로 솟아 있는 돌로 이루어진 섬들을 말한다.
육지서 가까운 곳부터 우삭도(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이름 지어지고 우삭도가 밀물 때에 방패섬과 솔섬으로 분리되면서 밀물 때 6개 썰물 때 5개의 섬으로 나누어지는 현상에 따라 오륙도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의 두 시는 오륙도를 두고 각각의 다른 해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