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삿일

by 김지숙 작가의 집

예삿일



어디에 사는지

무엇을 즐기는지

뭘 먹는지

어떻게 잡았는지

어찌 된 영문인지

묻지 않는다 예삿일이니까



뭘 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사는지

무엇을 놓았는지

왜 사무치는지

묻는다 예삿일이 아니니까



살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는다 말해 뭐 할까 그리고 많은 일들이 궁금하기도 전혀 궁금하지 않기도 하다 일상사의 흔한 이야기들은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 그저 멀찌기서 바라만 봐도 잘 알 수 있기도 하다 어떻게 사는지 행색이 어떤지 외양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이 있고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마치 물속 낚싯대에 물고기 언제 물릴지 물렸는지 멀리서 바라보면 알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 삶이 궁금한 사람도 전혀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 그게 아마도 관계의 값이고 가치가 아닐까

내가 상대에게 얼마큼의 가치를 지녔는지 그 반대로 상대는 내게 또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생각하면 관계의 값어치가 결정된다 누구나가 상대에게 소중할 수는 없고 그 가치가 남다르기는 쉽지 않다

어제까지 소중하다 여기던 사람도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 하여 헌신짝 버리듯 버리는 사람도 경우도 허다하게 봐 왔다 어제 아름다운 향을 내던 매화도 하루아침에 지는 모습처럼 사람 사는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바람이 불면 사람이 물속의 고기가 물었는지 몰라서 고기를 잡을 수 없지만 물이 차가우면 물속의 물고기가 먹이활동을 하지 않아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관계의 상황은 상호 간의 변화에 따른다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기도 하고 사고 싶으나 구할 수가 없는 물건이기도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사는 일이 예삿일이기는 하지만 좀 더 다르게 사는 일은 정말 예삿일이 아니다 예삿일이 아닌 것에는 어느 정도의 힘이 든다 그 힘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고민하면서 행동할 필요가 있고 나아갈지 멈출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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