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숙 작가의 집



바위솔을 키우면서

'곁'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어미 곁에서 나란히 동그랗게

서로를 걸치지도 않고

너무 멀지 않아 늘 보이는

가장 적절한 거리에서

어미를 중심으로 서로를 곁 삼아

오손도손 살아간다


몸을 맞대고

함께 붙어사는 사람처럼

맞대고 불을 내는 장작더미처럼

서로 얽히고 젖어서

내 것 네 것이 애매한 관계가 아니라

그저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떨어져 살아도 아름답다 여기며

문득 곁을 내어주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함께 한다는 것은 등을 기대고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한자의 사람인人자도 그런 의미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문득 함께 기대고 살아가는 존재들 속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 남녀노소를 줄문하고 전화 한 통이면 멀리서도 달려와 곁을 지킬 것 같은 그런 사람들이 있다

어떤 보답을 받거나 아니거나를 떠나서 곁을 지킨다는 것은 참 많은 의미를 갖는다 곁을 지킨다는 의미는 바라보면 눈물이 나거나 행복하거나 곁이 아니면 불안하거나 등등의 많은 이유들을 갖는다 산불이나 장작불처럼 불씨가 옮겨 곁에 있는 다른 장작이나 나무에 불을 옮기는 것처럼 곁에 있다는 것은 고통도 행복도 옮겨 다닌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곁에 있다는 의미는 그런 게 아닐까

무수한 잎들을 피워내는 여름과 달리 늦가을이 들면 나무들이 잎을 하나들 떨구기 시작하고 나뭇가지들만 덩그러니 남아 휑한 마음이 든다 곁에 없는다는 것을 나무들도 절감하지 않을까 그래서 빈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소리가 나도 들어줄 사람이 없고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곁도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저 홀로 반짝일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될까 다들 누군가의 뒷받침과 노력 곁에 있는 자들의 사랑으로 빛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혼자가 아니라 꿋꿋하게 곁에 남아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꿈꾸고 희망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지금 나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누구이며 멀리서 응원하며 곁에 머문 사람들은 또 누구일까 문득 하나둘 떠오르는 그 사람들이 바위솔의 자구처럼 그리고 그 자구들이 떨어져 나가 모구가 되고 다시 자구를 만드는 것처럼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생각만으로도 따뜻하고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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