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옥「홍단풍」

by 김지숙 작가의 집

Herzberg의 이요인론(Two-factor theory)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체계는 2개의 욕구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위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하위 욕구가 증가하여 이를 충족시키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욕구를 구체성 정도에 따라 분류했으므로 개인마다 세 가지 욕구의 상대적 크기는 성격과 문화의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만족요인을 동기요인(motivator) 불만족 요인을 위생요인 (hygiene factor)으로 정한다

위생요인의 충족은 불만족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며, 만족에 영향을 주려면 동기요인을 강화해야 한다 그의 이원적 욕구 구조는 만족과 불만족을 동일선상의 양극점으로 파악했던 종래의 입장과는 달리 불만족이 전혀 없는 별개의 차원이고 각 차원에 작용하는 요인 역시 별개의 것이라 가정한다




그동안 내가 만지고 놀던 행복은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한 열흘 피었다가 떨어지는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동안 내가 만지고 놀던 불행은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한 열흘 피었다가 떨어지는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는 요통이었다가

또 하루는 복통이었다가

그렇게 그렇게 드나드는 숨결인 듯

홍단풍이 물들었다

홍단풍은 하루를 보더라도 홍단풍

매년 보더라도 홍단풍

-유정옥「홍단풍」




시에서 화자는 과거 자신의 삶 속에서 느낀 행 불행에 대해 언급하는데, ‘행복은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불행은 꽃이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행복인지 불행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은 채 비슷한 감정의 변곡점을 오가면서 의문을 증폭시키는 상황을 형성한다.

하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주어진 상황, 주어졌던 상황 속에서도 불만족한 요인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나아가 ‘요통’과 ‘복통’이라는 고통을 매개로 맹맹한 삶의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하루를 보더라도 홍단풍 매년 보더라도 홍단풍’이라고 하여 확신이 서지 않던 자기 감정은 ‘홍단풍’을 매개로 확신이 서는 상황으로 나아간다

루소에 따르면 ‘욕망은 우리를 자꾸자꾸 끌고 간다.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리의 불행은 거기에 있다’는 말처럼 화자 역시 허무한 생에 대해 언급한다. Herzberg의 이요인의 욕구처럼 욕구에 대한 충족여부는 동기요인의 강화하는데 있으며 시에서 화자 역시 도달할 수 없는 지점까지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찾아 내면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그 의구심은 ‘홍단풍’을 매개로 다시 긍정성을 끌어내는 화자의 심정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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