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詩月
발파라이소 언덕에서 데려온
네루다의 詩語가 샐러드 볼에 넘친다
새 책의 푸른 갈피 속 여린 물소리
밝은 손 하나 불쑥 튀어 올라
황갈색 햇살 사이로 뛰어 든다
흰머리오목눈이새는
짙고 깊은 눈썹하나 남기고 외길 새장을 나와
첫날개짓을 한다
꼬르륵, 거친 식욕에 진동하는 달빛이 모여
마른 걸음에 산언덕을 넘어 온다
詩月엔
詩에도 없는 그늘이 한 뼘씩 자란다
시 <시월>에서는 시가 살아있는 사물이었다면 아마도 샐러드볼에 방금 막 담은 싱싱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월은 시를 쓰기에 꼭 알맞은 달이다 다른 달에 비해 시를 더 많이 읽고 시를 더 많이 쓰는 달 그래서 시월이 좋다 시월詩月이기 때문이다 시는 신선해야 하고 오목눈이새가 깨어나 하는 첫날개짓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은 시를 생각하기에 시월은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