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는 요양병원에 입원을 한다.
이 환자에 대한 글은 완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 둔다. 어디의 통계를 참고한 것이 아니라 나의 30년 이상 직업경험의 산물이다.
앞의 글에서 내가 생각하는 질환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럼 이제 만성질환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만성질환의 의미에 대한 인터넷 검색의 결과는 "만성질환이란 명확하지 않은 원인, 유전적 요인, 그리고 생활 습관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 등 과 같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 해서 발생하 는 질환으로, 장기간의 잠재기와 이환기로 인해 완치는 어려우며 기능 장애 혹은 불능으로 진행 되게 되는 퇴행성 질환을 총칭한다."이다. 이런 질환을 가진 사람을 우린 <만성질환자>라고 부른다. 그래서 완치가 어렵고 장애 혹은 불능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좋아지리라고 기대할 수 없는 질병을 '가진 자'이다. 이런 질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이 "요양병원"이라고 불리우는 요즘 핫하지만 기피하는 병원이다. 요양병원도 병원이라 의료보험관리공단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요양병원은 일반적으로 1년이상의 장기입원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보험관리공단의 지침에는 요양병원도 병원이기에 입원최대기간이 정해져있다. 일반병원에 입원하여 180일 정도가 되면 병원에서 퇴원을 종용한다. 그 이유가 의료보험관리공단의 영향 때문이다. 180일이 경과하면 정상적인 의료보험청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퇴원을 설명한다. 그러면 환자들 특히, 만성질환자들은 다 낮지도 않았는데 무슨 퇴원이냐며 큰소리로 불만을 토로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병원은 영리추구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병원 종사자는 회사원이다. 그래서 나처럼 '의료인'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회사원에게 요구되는 '애사심'이 없다.
퇴원을 눈앞에 둔 만성질환자들은 집으로 가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특히 와상이 되어 꼼짝을 못하고 대소변을 받아내야 되는 상황에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10명중 2~3명 정도 밖에 안된다. 그것도 며느리 혹은 자녀 중 누군가가 돌볼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결정된다. 만약 아무도 집에서 대소변을 받아낼 수 없는 형편(대표적으로 자녀가 맞벌이부부인 경우 둘 중 한 명이 직장을 포기해야 한다)이면 요양병원으로의 입원을 권유받게 된다. 또는 매일 병원을 방문하여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시간 맞춰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가 모시고 와야하는 돌봄이 필요하고 집에서의 일상생활에서도 돌봄의 보조가 필요한 경우에도 요양병원으로의 입원을 권유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만성질환 중 말기에 해당하는 암을 가지고 있는 경우 통증조절을 위해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거나 누군가의 돌봄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도 요양병원으로의 입원을 권유받게 된다. 이런 경우가 되면 주변의 사람들이 권하는 곳이 '요양병원'이다. 간혹 보호자들이 퇴원할 상황이 아니라고, 집에가면 돌볼 사람이 없다고 하면 의사가 '요양병원'을 알아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요양병원을 알아보고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키게 된다. 이런 경우는 질환이 만성질환일 경우에 치료를 하다가 오는 경우이다. 사실 이렇게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례가 된다. 질병으로 종합병원이나 일반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고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인 입원치료가 필요하면 요양병원으로 전원을 가게되는 경우가 80%이상을 차지하고 요양병원의 설립취지에도 맞다. 그런데 간혹, 집에서 바로 입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만성질환자가 가정에서 지내다가 가정의 보호를 받기가 힘들어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의 대부분의 질병명이 "~~치매"이다. 흔히 말하는 치매는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가 많이 알고 이해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그 많은 치매의 대표적인 질병이다. 다음으로 흔한 뇌병변성(혈관성) 치매가 있고, 파킨슨병으로 알려진 파킨슨성 치매도 있다. 질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자.
이제 요양병원으로 가기로 결정했으면 요양병원을 알아보아야 한다. 요양병원에도 몇가지 종류가 있다. 첫번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앞에서 설명한 만성질환자가 주로 입원을 하는 일반요양병원이 있고, 두번째는 노인전문병원이라고 불리우는 요양병원의 초창기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군단위의 요양병원이 있는데 요즘은 거의 일반요양병원으로 대체되고 있다. 세번째는 치매와 함께 정신질환자의 요양도 겸하는 정신요양병원이 있고 네번째는 암환자들이 항암치료 후 요양을 겸하는 암전문요양병원이 있는데 이곳은 한방과 양방을 겸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로 우리가 흔히 뇌졸중이라 부르는 질병으로 인한 마비를 가진 환자들이 재활을 하기위해 입원하는 재활요양병원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요양병원이 '재활의학과'의사를 두고 재활을 시행하나 주로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요양병원을 재활요양병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요양병원이 재활치료를 시행하고는 있다지만 보호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재활을 시행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이것도 의료보험관리공단에 청구를 해야하는 사항이라 모든 환자를 시행했다가는 공단으로부터 '삭감'이라는 철퇴를 맞는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재활치료의 의료보험 청구기준"을 정해 놓았고 이에 맞추어 재활을 시행하여야 공단은 비용을 지불해 준다. 청구기준에 벗어나는 경우에는 비용지불에 대한 문제가 있기에 요양병원측에서는 서비스개념을 도입하지 않으면 시행이 어렵다. 그런데 이 서비스개념이 직원의 수와 연결이 되기때문에 직원들에게 업무부담을 높이면서까지 서비스를 도입하는 병원은 없다. 이 서비스제공을 위해 모시기 어려운 '재활물리치료사'를 구하여 급여를 주어야 하지만 공단에는 청구를 할 수 없다면, 그 급여는 어디에서 마련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서비스로 해주지'가 안된다. 그래도 자녀들은 희망을 가지고 어떤 치료라도 쭉 이어가길 바란다. 그런 치료를 하기 위해서라지만 의료보험청구기준에 벗어나면 모든 비용이 '비급여'항목이 된다. 그 현실의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와상상태에서는 구축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한달 사이에 사지의 구축, 특히 하지의 구축은 점점 심하게 되어 6개월만 지나도 굽혀진 무릎은 펴지지 않는다. 그러니 1년이상 와상으로 누워지낸 경우는 팔다리가 앙상하고 구축으로 관절이 펴지지 않아 기저귀 갈기도 힘들어진다. 현실적으로 요양병원의 간병사에게는 마사지를 부탁할 수도 없다. 요양병원의 간병은 집단간병이기에 한명의 간병사가 여러명의 환자를 돌본다. 일반적으로 6~8명의 환자를 혼자서 기저귀갈고, 체위변경을 한다. 화장실 사용이 가능한 환자를 부축하여 화장실에 모시고 가며,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가는 경우에는 휠체어에 태워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앉히고 배변이 끝나면 뒷처리를 하고 다시 휠체어에 태워 침상으로 돌아와 눕힌다. 이런 환자를 5~6명정도 혼자서 간병을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라 그들에게 많은 요구를 할 수 없다. 간병비를 지불하니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하여 개인간병을 이용해본 환자나 보호자들은 알것이다. 개인간병사에게도 요구하기 힘든일들을 개인간병비용의 20%정도만 지급하는 요양병원의 간병사에게 요구하는것은 힘든 일이된다. 그 비용으로 개인간병처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간혹 그렇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자신의 부모님이니 당연히 부탁을 하는 것이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렇게 물건너 간 재활치료는 근육의 수축과 구축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는 이야기지만 눈앞에서 그런 현상이 진행이 되면 어떻게 해줄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다.
여기서 또 기억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병원은 개인사업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아니라면 전부 개인이 하는 운영하는 사업체이다. 우리나라 병원 중 빅5에 속하는 삼성병원의 경우도 삼성재단에서 운영하는 기업이다. 마냥 봉사하는 단체가 아니라 이윤을 창출해야 재투자가 가능한 사업인 것이다. 삼성병원도 그러한데 규모가 작은 요양병원은 더욱 이윤을 창출해야 재투자가 가능한 사업이다. 일명 "의료사업"인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료보험체계가 잘되어 있어 병원을 이용할 때 비용이 적게 드니까 병원이 봉사단체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병원체계는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사업이다. 그럴싸하게 봉사를 덜먹이며 운영하지만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의료사업"이다. 그래서 이윤을 내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런데 의료보험관리공단은 여러가지 잣대를 만들어 적게 지불하려고 하고, 국가에서는 질병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병원에 인증시스템을 도입하여 타이트하게 관리를 하고 그 기준을 맞추게 한다. 이 인증시스템은 요양병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된다. 병원인증에서는 환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간호사가 관계하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간호사들을 위주로 병원인증이 시행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 인증시행부분이 점점 까다로워져서 병원이 인증을 받는다고 하면 사직서를 던지는 간호사가 많아지고 있다. 그 인증준비라는 것이 거의 1년을 준비해야하고, 또 인증요원이 점검을 할 때 간호사를 대상으로 많은 질문을 하기에 어느 누구도 그런 테스트를 받으면서 근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테스트를 준비하는 품목도 조금 부풀려서 100가지 정도이고 이 모든 품목에 대해 대답을 해야한다. 그리고 실수를 하면 왜 모르냐고 하는 상황을 견디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런 수고를 감내한다고 해서 나에게 주어지는 어떠한 혜택도 없다. 심지어 칭찬 한마디도 못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 이야기가 또 이렇게 옆으로 흘렀구나. 아뭏든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병원시스템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국가가 병원을 운영하는 나라들의 시스템이 부럽다.
우리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만성질환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만성질환자가 어떤 환자인가'를 이해하면 간단하다. 그런데 우린, 질환앞에서는 언제나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픈사람이라는 것이 감정적으로 작용을 하여 동정이나 불쌍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막상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감정적인 도움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원한다. 특히 노화로 인한 만성질환의 경우는 감정적도움이 아무 쓸데가 없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만성질환자들은 내가 이해 받았다고 느낀다. 수저질을 할 수 없어 혼자서 밥먹기 힘들면 밥을 먹여주어야 하고,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이동이 안되면 누군가 나를 이동시켜주길 바란다. 치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억이 안나는 것을 억지로 기억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는데 어떡하라는 건지.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고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아닌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성질환을 인지하고, 치매를 인정하고 어떻게 만성질환자 및 치매노인을 대할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생긴 병은 치료하지 않는 이상 없어지지 않는다. 만성질환이라고 하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그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불능을 도와주어 가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즉 만성질환자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도움이 없이는 남은 생을 살아가기 힘들어지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이해해야한다. 만성질환자들은...
오늘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풀었다. 우중충한 비오는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의 영향인지 내 호르몬의 영향인지 우울모드에 접어들려고 한다. 기운을 차려야 하는데 재미있는 일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긍정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런 비오는 날씨에는 긍정 에너지가 하늘에서 비처럼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