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원 전환. 그토록 원하던 목표였다. 하지만 막상 이루고 나니 내 안에 남은 건 성취감이 아니라 공허함이었다. 운이 따라줬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 진짜 실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닌 것 같아서, 이 목표가 애초에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왜 정직원 전환을 목표로 삼았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이유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저 눈앞의 현실적인 목표처럼 보였던 걸까. 아니면 남들이 추구하는 것처럼 보여서였을까.
일하면서 수없이 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비우려 했다. 운동하며, 산책하며, 샤워하며, 출근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비우고 또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을 비우려 할수록 더 많은 질문들이 몰려왔다.
그러던 중 노희영 대표의 유튜브 영상 한 마디가 내 가슴에 비수처럼 박혔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 노희영입니다."
단순한 한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명확한 정체성이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의 언어였다.
나는 퍼스널 브랜딩이 하고 싶었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고, 자유로운 일상을 이상처럼 그려왔다. 하지만 실무를 하면서 역량을 키우기보다는 눈앞의 미션들을 해치우기에만 급급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마케팅 업계에 오게 된 이유도 명확했다. 퍼스널브랜딩을 하기 위해서 경험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시장을 바라보며 트렌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쟁사, 클라이언트를 연구하며 브랜딩을 하고 싶었다. 기획. 큰 틀의 기획을 원했다.
처음엔 나를 브랜딩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나는 나를 잘 몰랐다. 경험도 부족했다. 그래서 회사의 도움을 받아 간접 경험을 쌓으며 자아를 성찰하고, 마케팅 전문성을 길러가면서 결국 내 목표를 이루려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콘텐츠에만 매몰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나 스스로 성장하려는 노력을 멈췄다는 것이다. 벌써 컴포트존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생각은 많다. 하지만 행동은 하지 않는다. 목표를 세워도 계속 바뀐다. 뭐가 문제일까? 경험 부족일까, 정보 부족일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지금 당장은 눈앞의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안다. 아직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과거에도 항상 이랬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문을 뒤늦게 품고, 뒤늦게 행동하고, 뒤늦게 후회했다.
이번엔 반복하고 싶지 않다.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길로만 우직하게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흔들려도 하나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답답한 건 상황이 아니다. 가장 화나는 건 뭘 더 하려 하지 않는 내 자신이다. 책에는 정답이 있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시간은 한정적이고 체력은 점점 약해진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어떤 변화를 줘야 할까.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매일 같이 질문하고 되묻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