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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중 Apr 12. 2024

카페가기

“카페를 꼭 갑니다”

그냥 기록된 일상

친구랑 놀 때도, 혼자 시간을 보낼 때도 나는 카페를 가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나 눈도 입도 즐거운 디저트들과 하루에 꼭 한잔은 먹어야 하는 아메리카노.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카페마다 사장님의 감각과 감성대로 꾸며진 인테리어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내가 거기서 머무르는 시간이다. 카페에서 머무는 시간은 늘 휘발되지만 소중한 시간으로 남는다.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무언가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한 것들을 카페에서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친구나 여자친구와도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즐거운 이야기,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감정을 교류하고, 나의 오랜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선다. 자연스럽게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맛있는 디저트를 시키고 우리 사이에 둔다. 디저트는 역시 거들뿐이다. 아메리카노로 가볍게 목을 축이자마자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며칠 전 있었던 일상 이야기부터 늘 열만 받게 하는 상사가 있는 회사 이야기까지. 다양한 상황에 느꼈던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가 되지 않은 이야기에 같이 분노한다. 이렇게 분노하는 이야기에도 서로 공감하며 웃음 짓는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버린다. 음료도 절반은 마시고 디저트도 애매하게 한 입을 남겨 둔 채. 그러다 보면 분위기는 편해지고 이 카페에는 우리밖에 남지 않는다. 옆 테이블에 거 소개팅을 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우리 밖에 남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내가 쌓아온 고민들과 걱정들을 털어놓는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모든 결정은 본인이 하고, 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 하지만 늘 이렇게 고민거리가 생기면 친구, 여자친구, 가족들을 찾는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 해도, 내 사람들의 표정, 눈빛, 끄덕임, 따뜻한 한마디로 그 고민이 해결되기도, 아무 문제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카페는 그런 곳인 것 같다. 내 삶의 이야기를 하는 곳. 단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곳이 아닌 오로지 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를 찾아나가는 곳 말이다. 매 시간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런 세상일수록 오프라인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더 갈증을 느끼는 것 같다.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상대방의 표정과 답변들을 보며 사랑과 감사함을 느낀다. 이 감정이 나에게 닥친 문제들과 힘든 부분을 해소시켜 준다. 비록 문제에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내 문제에 대한 해결은 나 스스로 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내 사람들과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들로 나는 또 열심히 살아갈 동력을 얻는다.


오늘도 약속이 생기면 밥집보다

카페를 먼저 찾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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