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여행을 떠난다”
그냥 기록된 일상
예전에는 수 없이 빡빡한 일정에 여행지의 모든 것을 다 보고 오겠다는 각오로 여행을 시작했다.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고, 모든 곳들을 둘러봐야하는 생각으로 탄탄한 일정의 여행을 했다. 나와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쉽지 않은 여행길이었을거다. 여행을 하기로 하면 여행지의 맛집부터 카페, 다른 사람들이 가는 모든 곳들은 갔다오겠다는 생각 아래 여행계획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여행을 한 번 하는 것이 시간적이나 금전적이나 모두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의 여행이 참으로 소중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이렇게 빡빡하게 다녔나 싶지만 후회는 없다. 분명 그 순간 그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을 때 후회가 더 컷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금전적인 부분이나 시간적인 부분, 그리고 같이 가는 동행자의 일정이 모두 잘 맞아 떨어져야 갈 수 있다. 누구는 있는 돈 안에서, 시간을 만들어서 가면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나는 가난한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여행을 가면 내가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열심히 경험하는거다 라고 합리화를 하며 열심히 쓴다. 맛있는 걸 먹고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물건들을 사고. 가끔은 여행 후에 이걸 왜 삿지 하고 후회 하는 물건들도 있다. 이렇게 여행은 나의 이성을 놓아버리게 한다. 하지만 나는 이 느낌때문에 여행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같이 가는 사람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늘 설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행도 스타일이 있듯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여행이 다 잘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 나는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졌다. 여행지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보다는 같이 여행을 떠난 친구와 숙소에서 마시는 맥주 한잔이 좋고, 맛집과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보다는 가볍게 산책하며 주변을 둘러보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좋아졌다. 여행의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이 사람과 하는 여행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힐링이 될 수도 있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을 수도 있고, 새로움에 대한 욕구 때문일 수도 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일상 속에서 여행하는 느낌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꼭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여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에서 여행하는 기분을 내려고 한다. 새롭게 찾은 맛집, 처음 가보는 공원, 우연히 찾은 맘에 드는 카페! 각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일상을 여행하는 것처럼 산다면 얼마나 설레는 일상들을 보낼 수 있을까?
오늘도 우연히 찾은 곳에 별표시를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