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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중 Apr 20. 2024

내친구 SK

“참 편안해”

그냥 기록된 일상

성인이 되고 가장 많이 보는 친구다. 대학 졸업 후 만난 가장 친한 친구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와 직장에서 친구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 내 친구들은 직장에서 어떻게 그렇게 친한 친구가 있냐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나에게 사회에 나와 좋은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 행운이기도 하다. 첫 만남은 입사 동기. 그리고 전 직장에서 얼굴만 봤던 친구다. 전 직장이라는 공감대와 이직한 회사의 이직 동기로 금방 친해졌다. 이 친구는 내성적인 나와 친해지진 못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난 뭔가 나와 다른 성격과 중간중간 나누는 대화에서 느끼는 생각이 같은 포인트들로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회사생활도, 개인적인 것도 많이 의지했다. 무엇보다 이 친구는 나에게 솔직한 친구로 느껴졌다. 무조건적인 깊은 공감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해결책 제시도 아닌 적당한 공감. 그러면서도 본인이라면 어떻게 해결했을지를 말하며 문제를 오히려 심각하게 느끼지 않게 하고 충고도 하지 않는 대화법에서 호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가장 편한 친구가 되었다. 편하게 내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 말이다. 친구들에게도 감추고 싶은 모습이나 숨기고 싶은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친구에게는 그렇게까지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친구와 한 동안 운동을 같이 다닌 적이 있다. 같은 회사를 다니며 근처에서 자취를 했기 때문에 회사가 끝나면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 갔다. 운동에 취미가 없던 나에게 처음으로 꾸준히 운동을 다닌 경험이었다. 혼자서는 운동을 잘 안 가게 되고 누구와 같이 가자니 운동을 잘 못하는 게 부끄러워 같이 가지 않았는데 이 친구와 함께 몇 개월을 꾸준히 다녔다. 운동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밥도 먹고 일상을 보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털어놨다. 이때 참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친구하고 느꼈다.


같이 근교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힐링하러 떠났다. 역시나 가장 편안한 힐링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수영장과 사우나를 즐기고, 저녁에는 가볍게 주종도 맞추지 않고 자기가 먹고 싶은 술을 골라 덧없는 이야기, 최근 고민들을 나누며 해소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멀리 떠난 것도 아니지만 멋진 휴식을 취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마음 편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특별한 일상이 되는 요즘. 그런 특별한 일상을 선사해 주는 친구다.


20대에서 30대까지 많은 일들을 함께 해 준 친구,

나에게 특별한 일상을 선사한다.

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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