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선천적일까?
일을 잘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막상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대답하기 어렵다. 성실한가? 빠른가? 똑똑한가? 물론 이 모두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키워드로는 부족하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다양한 요인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업체의 대표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일을 잘한다는 사람들의 특징을 깨우쳤다. 그러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현실적인 기준에 따라 하나씩 풀어보자.
일을 잘한다는 평가는 단지 ‘성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그 결과에 도달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사고 과정과 판단 기준이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단지 ‘해냈다’고 말하지 않고, ‘왜 이렇게 했는지’를 구조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는 상급자에게는 신뢰를, 동료에게는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업무에는 언제나 변수와 문제가 따른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그 문제를 일이 터진 다음에 수습하는 사람이 아니라, 터지기 전에 예상하고 조정하는 사람이다. 이를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라고 한다. 이는 문제를 ‘예측하고 회피하는 능력’으로, 단순한 재빠름이 아니라 평소 사고 방식의 깊이와 경험에서 비롯된다.
어떤 일도 혼자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업무는 부서 간 협업, 상하 커뮤니케이션, 일정 조율을 포함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전체 시스템 속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한다. 이런 인식은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고, 협업의 질을 높인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잘하거나 보고서를 잘 쓴다는 뜻이 아니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말하는가’를 정확히 알고, 상황에 맞는 언어와 방식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설득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상대의 논리 구조를 파악해 대안을 제시하고, 보고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핵심을 요약해 정확히 전달한다. 이는 흔히 ‘상황 지능(contextual intelligence)’이라고도 부른다.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는 것, 즉 ‘디테일에 강하다’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그러나 진짜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디테일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언제 디테일을 챙겨야 하고 언제는 큰 흐름을 봐야 하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균형감각’인데, 이는 일정한 경험과 판단력에서 나오는 태도이며 결과적으로 효율성을 높인다.
상급자의 피드백 없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일을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은 항상 일정한 ‘기준’을 내면화하고 있다. 이 기준은 단지 매뉴얼에 있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그 사람이 경험과 학습을 통해 체화한 품질의 기준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마치면서 항상 스스로 묻는다. “이건 내가 낼 만한 결과인가?”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언제나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감정의 등락이 있어도 ‘기본선’이 안정되어 있는 사람이다. 감정이나 피로, 외부 자극에 따라 업무 태도가 출렁이지 않고, 꾸준하게 자기 기준을 유지하는 사람은 주변에 신뢰감을 준다. 이를 흔히 ‘감정적 복원력(emotional resilience)’이라고 한다.
누군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았을 때, 그것을 곧장 방어하거나 반박하는 사람은 성장이 어렵다. 반대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피드백을 나를 공격하는 말이 아니라, 더 나아질 수 있는 연결점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그 사람이 스스로의 역량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고 부른다.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한 출발점이다. 중요한 것은 이 마음을 ‘습관’과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아래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조언들이다.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먼저 묻자: 일을 단지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이해하려는 자세는 그 일의 본질에 더 빨리 다가가게 해준다. 업무 지시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하라는 건가요?’보다 ‘왜 이걸 해야 하죠?’라는 질문이 더 생산적일 수 있다.
실수는 피할 대상이 아니라 ‘자산화’할 대상이다: 누구나 실수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되새기고 메모하고 시스템화해 다음에 반복하지 않는다면, 그 실수는 고통만 남긴다. 실수를 메모해두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까지 남기면 그것이 곧 경험의 데이터가 된다.
모든 일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바라보자: 단순한 업무라도 ‘기획 – 실행 – 점검 – 회고’의 사이클로 보고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반복 가능한 역량이 생긴다. 습관화된 업무일수록 더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만든 결과물을 ‘제3자’ 입장에서 검토하자: 이건 정말 도움이 되는 팁이다. 일을 마치고 나면, 꼭 10분만 시간을 들여서 ‘내가 이걸 받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느낄까?’를 떠올려보자. 이때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 아니라 ‘공감력’이다.
성장과 완벽을 구분하자: 일을 잘하는 사람은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점점 나아지는 과정’을 더 중시한다. 완벽은 끝이 없지만, 성장은 방향이 있다. 그래서 부담을 덜고, 과정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빠르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일정한 태도, 구조적 사고, 관계의 방식, 판단 기준이 맞물려서 만들어지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후천적인 경험과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누구나 키울 수 있다. 중요한 건 “일을 잘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나는 어떤 틀 안에서 일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잘하게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