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특파원] 2045년의 세계 금융 지도를 예측하다

재미로 읽는 20년 후에서 현재로 전해주는 말

by 매드본

일극에서 다극으로, 중앙집중에서 분산으로

2045년의 세계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과 비교해 매우 다른 금융 환경 속에 놓여 있습니다. 기존의 세계 금융 시스템은 주로 미국 달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제 결제·채무 정산·원자재 거래 등 대부분의 글로벌 금융 활동이 달러에 기반하여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위기, 특히 글로벌 부채 위기와 신뢰 붕괴를 겪으며, 이 구조는 점진적으로 해체되었고, 새로운 다층적 금융 질서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 가지 통화나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세계의 금융을 좌우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능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통화와 네트워크가 병존하는 시대입니다.

1. 국제 결제 시스템의 다극화

2045년의 국제 금융질서는 세 가지 주요한 결제 구조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째, 달러 기반 시스템입니다. 여전히 미국은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부 국제 거래, 특히 석유, 천연가스, 군수품, 항공기,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달러 기반 결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간 협약, 일부 공적개발원조, 유엔 산하 활동 등도 여전히 달러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둘째, 중국 위안화 및 BRICS 디지털 통화 연합입니다. 중국은 자국의 디지털 위안화를 바탕으로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과 지역 블록 통화권을 형성하였고, 여기에 인도,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이 참여하여 BRICS 공동 디지털 통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통화는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되며,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 상에 직접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셋째, 탈중앙화 통화 네트워크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스마트 계약 기반 디지털 자산들이 국제적 결제와 계약 담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정부의 승인이나 감독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며, 특히 신뢰가 부족한 국가, 전쟁 지역, 난민 커뮤니티 등에서 필수적인 생존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2. 금융기관의 기능 변화: 은행이 아닌 프로토콜

2045년에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가 스마트 계약 기반 프로토콜을 통해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자 할 경우, 과거처럼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는 대신 자산을 담보로 자동화된 대출 플랫폼에 연결합니다. 이때 이자율, 상환 조건, 담보 기준은 모두 코드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자는 별도의 심사 없이도 즉시 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 실패 시 담보 자산이 자동으로 청산되며, 그 과정은 모두 분산된 네트워크가 검증합니다.

개인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농부가 기후 위험 보험에 가입하면, 위성 데이터와 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한 스마트 계약이 자동으로 작동하여, 기준을 초과하는 강우량이나 온도 변화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보상이 지급됩니다. 더 이상 보험 회사를 상대로 서류를 제출하고, 평가를 기다리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은행은 이제 프라이빗 키 보관, 신원 보증, 복잡한 규제 해석 등 고도화된 서비스만 제공하는 틈새 산업으로 재편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금융 활동은 사용자 스스로가 디지털 지갑과 프로토콜을 통해 직접 운영합니다.

3. 부채 리셋과 통화 재설계

2030년대 초중반, 전 세계적인 부채 위기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위기의 중심에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과 같은 고소득 국가들이 있었고, 이들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


CBDC 전환을 통한 간접적 디폴트


일부 국가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하면서, 기존 지폐나 은행예금의 전환 비율을 조정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000달러의 예금이 CBDC로 전환될 때 800달러로 책정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공식적인 디폴트가 아닌, 전산 시스템 상에서의 가치 전환을 통한 부채 조정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유도


실질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일부 국가는 지속적으로 5~7% 수준의 고인플레이션을 유지하였으며, 이로 인해 과거의 예금이나 연금은 실질가치가 크게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실물자산과 디지털 자산 보유자들은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채무 조정 국제기구 등장


IMF, BIS, BRICS 개발은행 등은 공동으로 다자간 채무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일정 수준의 부채 탕감과 자산재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SDR(Special Drawing Rights) 기반 자산이 글로벌 공공화폐로 기능하게 되었습니다.

4. 통제 강화와 프라이버시 금융의 양극화

디지털 통화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면서, 거의 모든 금융 활동은 정부에 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소비 이력, 이동 경로, 세금 납부, 건강 기록, 사회 기여도까지 통합된 ‘디지털 평판 점수 시스템’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 점수에 따라 대출 한도, 의료 지원, 이직 기회까지 제한됩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프라이버시 중심의 금융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였습니다. 익명성이 강화된 디지털 지갑, 지리적 추적을 회피하는 블록체인 기술, 신원 보호 계약 등은 고소득층과 기술 활용 능력이 높은 계층에서 빠르게 채택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독립 커뮤니티나 디지털 자치구에서는 자체 화폐를 발행하고, 비트코인 기반 가치 정산 체계를 구축하여, 중앙정부와 무관한 경제 생태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5. 새로운 경제문해력: 시스템 해석 능력

2045년의 경제적 역량은 단순한 수치 계산이나 금융 상품 이해 능력을 넘어서 있습니다. 진정한 경제문해력은 다음과 같은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통화 시스템이 어떤 신뢰 구조에 기반하는가


특정 프로토콜이나 플랫폼이 나의 자산에 어떤 통제권을 갖는가


거래의 자동화 조건, 유사시 분쟁 처리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나의 사회적 신뢰점수는 자산 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러한 요소들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인만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제적 자립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45년의 세계 금융질서는 기능별·가치별로 나뉜 다층적이고 분산된 금융 생태계로 진화하였습니다. 더 이상 특정 화폐, 국가, 기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며, 개인은 자산의 설계자이자, 거래 시스템의 선택자, 그리고 신뢰 구조의 운영자가 되어 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어떤 시스템이 나의 자유와 생존을 보장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통찰이며, 이에 따른 지속가능한 선택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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