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걷는 날들의 온기

36부

by 김대희

타락사쿰 오피시날레


늘 걷던 길, 그날따라 발걸음이 멈춘 건 아마 무심코

지나쳤던 민들레 때문이었다.

내게 민들레는 길가에 흔한 노란 꽃, 밟히면 밟히는대로

잡초처럼 끈질기게 버텨내는. 하지만, 보잘것없고 못생긴 꽃이었다. 나는 봄이 되면 피는 민들레를 볼 때도, 아지랑이처럼 바람에 흩날릴 때도 그저 지나가는 계절의 변화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못생긴 민들레의 학명이 ‘타락사쿰 오피시날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져 길가에 보잘 것 없는 잡초가 진짜 이름을 가진 것처럼, 나의 시선은 그 노란 꽃을 향하고 있었다.

‘타락사쿰 오피시날레’ 그 이름을 알게 되니,

차갑고 이성적인 공기가 감돌았다.

설지만 그 이름이 존재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그 순간, 내가 본 민들레는 더 이상 누구에게나 밟히는

잡초가 아니라, 질긴 생명력을 가진 그리고 고유한 이름과 역사를 가진 생명체로 다가왔다.

민들레의 이름에는 ‘쓴 맛’ 이라는 뜻과 ‘약용’ 이라는

의미를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단순히 학명이 지닌 권위가 아니라. 그 이름에 숨겨진

민들레의 가치를 보게 해 주었다.

나는 그 동안 민들레를 대상화 해왔음을 깨달았다.

민들레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나의 기준에 맞추어

쓸모없는 꽃으로 규정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학명을 통해 민들레의 존재와 가치를 알게 해 주었다.

그 동안 나는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을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치를 정해온 것이 아니었을까.

내게는 보잘 것 없이 보였던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듯, 나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타락사쿰 오피시날레라는 이름을 통해 민들레의 가치를 발견한 것처럼,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 한다.

겉모습이 아닌 그 안에 숨겨진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에의이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경의를 표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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