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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Dec 11. 2021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곤두박질치는 위기의 마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영화 리뷰

마블의 대서사시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는 또 하나의 히어로 샹치의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품었다. 영화가 개봉하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기대를 품고 영화를 감상하였지만 큰 기대만큼 큰 실망을 안은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

중국인들의 자본이 들어가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평들을 주변인들에게서 듣게 되어 나도 모르게 중국인들의 억지스러운 영화를 상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최대한 편견 없이 보기 위해 영화가 개봉이 된 한참 후인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국가: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감독: 데스틴 크리 튼

출연: 시무 리우, 양조위, 아콰피나

평점: 7.43(네이버 평점 기준)

줄거리

고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힘과 권력을 계속해서 쫓는 웬우의 아들 샹치는 암살자의 길로 인도하려는 아버지의 지도를 뒤로하고 평범한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 큰 힘을 원했고 운명을 받아들인 샹치는 아버지를 막으려 길을 떠난다.

#꽤 괜찮은데?

영화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었다. 중국인을 위한 디즈니의 자본 영화이다 라고 말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아니라고 생각된다. 감독, 제작도 중국인이 아닌 데다가 중화사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배경과 인물만 중국인일 뿐이다. 이제껏 내 경험상으로 왠지 모르는 영어와 중국어의 이질감이 생각보다 좋지만은 않다. 어떠한 좋은 스토리도 중국이 들어간 미국 영화나 미국물이 들어버린 중국 영화는 내 기억 속 영화 리스트에서 좋았던 적이 없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굳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중국인들이 모여있어도 꿋꿋이 영어를 고사하는 주연들은 개연성이 없어 보였다. 이런 아쉬운 점들을 짚어 가며 보아도 영화를 본 나는 꽤나 놀랐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오락영화로 써 든 대서사시의 마무리 이후 시작점으로써의 영화로도 나쁘지 않다고 여겨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 늦게 영화를 본 나에게 영화가 재미없다는 편견이 내 눈을 가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기대가 낮아져 영화를 더 재밌게 본지도 모르겠다.

#하늘을 찌르는 기대감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끝난 직후 마블 팬들의 세계관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를 열기 전 마블이 선택한 것은 인물들을 다시 한번 다지는 것이었다.


히어로들의 외전이나 드라마들을 새로이 만들어냄으로써 그들만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당백 이용해 그들의 세계관을 더욱 넓힘과 동시에 캐릭터들을 다시 한번 밀도 있게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동시에 어벤저스 1의 굵직한 인물들에겐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물론 블랙 위도우는 예외로 하고 싶다.)

그렇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시작하는 마블이 선택한 인물은 중국인이었다. 현재 PC요소를 의식해 영화 또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디즈니와 할리우드 내에서는 전혀 놀랍지 않은 선택이지만 지금껏 히어로 영화라면 서양인들만 볼 수 있었던 스크린에 아시아인과 고풍스러운 배경음은 우리에게 낯설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과감하지만 자연스럽게 다가가야만 했다. 인물의 외양과 배경은 낯설 수 있지만 과연 마블이 선택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정도이다.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히어로 영화로써의 스토리를 모두 따라갔다. 주인공의 탄생, 배경, 성장, 각성 그리고 자신의 혈육과의 결투 말이다. 이러한 스토리는 옆동네 DC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아쿠아맨 역시 어부와 아틀란티스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 설화와 그의 성장, 화끈한 액션과 휘황찬란한 물속 풍경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각성과 함께 엄청난 스케일의 혈투를 벌인다. 샹치와 텐 링즈를 보며 가장 많이 떠오른 영화가 '아쿠아맨'이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정도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우리가 흔히 보는 스토리이지만 가장 안정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만큼 치명적인 단점은 이제껏 봐왔던 이야기로써 많이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

이런 지루한 이야기를 보완하는 점이 바로 신선한 배경과 화끈한 액션이다. 마블은 이런 이국적인 배경을 주제로 한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 '블랙 팬서'가 있다. 이전에 나온 영화 시빌 워에서 베일에 감춰져 있던 블랙 팬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되 배경과 사소한 디테일에 신경을 맞추었다. 흑인들만이 풀어나는 이야기인데도 전혀 이색적이지 않고 화끈한 액션들로 영화의 오락성을 더했다. 작은 톱니바퀴가 되어 엔드게임으로 가는 서사에 잘 들어가 돌아갔다. ​

샹치 역시 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화끈한 액션과 단순한 스토리로 오락영화로써 최선의 선택을 하였다. 단순히 중국인이 나온다는 이유로 중국자본 싸구려 CG 영화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자 편견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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