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말 많다 Jan 23. 2022

영화의 분위기


나는 영화 다시 보기를 좋아한다.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밥 먹을 때도 틀어놓고 자기 직전까지 틀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과장 안 하고서 30번 이상 본 영화는 수두룩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내가 30번 이상 본 영화들은 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영화의 분위기였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영화 속 분위기에 따라서 내 호감도가 결정되는 것 같다. 영화 속 냄새, 환경, 소리 같은 주변 환경에 취해 영화에 몰입된 순간을 좋아한다. 말 그대로 영화 속 분위기에 취하고 싶어서 영화를 본다.

 그런 영화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 한다.



1. 예스맨

이 영화를 첫 번째로 꼽은 이유는 내가 짐 캐리를 좋아해서 일수도 있고, 영화 속 주인공의 상황이 현대인의 삶을 사는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예스"를 외쳐야만 하는 저주에 걸린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인데, 위의 주인공이 언제나 염세적이고 남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살다가 괴이한 친구의 이끌려 이상한 종교 속에서 저주에 걸린다.


 주인공이 예스를 외치며 술술 풀려가는 일이며 사랑하는 사람까지 생기게 만든 마법의 단어 '예쓰'에 강한 믿음을 가지며 살아간다. 짐 캐리가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에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몽글몽글하고 뿌듯한 감정에 몰입해 본 경험 때문에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나 보다.



2. 기생충

희한하게도 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다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괴물, 옥자, 마더, 설국열차 등등 왠지는 모르지만 영화를 2번 이상을 본 기억이 없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연출에 감탄하면서도 마지막 희망을 맛 보여주는 고진감래의 스토리가 영화와 현실의 괴리감을 한층 더 높여주는 것에 눈을 돌리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괴물이 보기 싫어서였을까, 아님 더 역겨운 인간의 심리와 이기심을 보기 싫었던 것일까?


 그러나 유일하게 10번을 넘게 다시 본 영화가 바로 '기생충'이다. 영화 속 하층민의 삶을 살고 있는 기택의 가족은 부잣집에 하나 둘 채용되면서 상류층의 삶을 꿈꾸는 그들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 속 기택의 가족이 나오는 대목에서 소독약이 뿌려지는 집 안은 부잣집에 들어서기 전까지 회상 장면을 보여주듯 황색이 희꾸무레하게 낀 화면의 나열이 이어진다.

 부잣집에 들어섬과 동시에 끊임없이 장르를 변주시키며 마치 모든 영화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의 충격과 긴장감까지 늦추지 않고 몰입하게 만드는 마법의 영화는 내 인생작으로 선정되었다. 다시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이기에 나는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기생충은 내 기억 속 영화 해석들 중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해석이 나온 영화이고 이동진의 평론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이/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그만큼 수많은 비밀과 해석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런 해석을 다시 수색해보는 흥미로운 과정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3. 그녀

영화의 내용은 익히 알 것이다. 인공지능과 이혼의 상처를 겪는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영화는 미래의 우리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귀에 꽂은 모든 이어폰으로 모든 것을 명령하고 해결하고, 누군가의 진심이 담겨야 할 편지는 누군가가 단순히 멋진 말로 포장한 편지로 둔갑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했지만 그만큼 사람 간의 거리가 멀어져 버린 세상은 어느새 함께 말을 걸어줄 인공지능이 필요할 정도로 삭막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분홍빛이 담겨있는 배경이 어딘가 괴리감이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나는 그런 모순된 배경이 좋았다. 단순한 핸드폰 모형과 빨강과 하양으로 디자인된 컴퓨터 그리고 갖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인공지능의 목소리는 나를 흡입했다. 압도적인 몰입감은 아니었지만 인공지능과 말하는 대화 속에서 그저 힐링이 되었고, 좋았다. 그래서 내가 이 영화를 계속해서 다시 봤나 보다.



4. 소울

난 개인적을 재즈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만약 '재즈가 디즈니를 만난다면 어떤 영화일까'라며 항상 생각해왔다. 그런 영화가 바로 소울이다. 단순히 재즈가 나온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러 갔지만 영화 속 재즈가 영화의 분위기를 설명해주었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노래보다 더 멋졌다. 인생의 가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결말이고 스토리였다.

넘버 22가 인생을 겪으며 단풍나무 씨앗을 손에 닿는 아름다운 장면이 내 최애 장면이다. 인생의 가치를 한 영화에 다 담을 수 있는 영화가 몇이나 될까 생각하며 이 영화를 다시 재생한다.



5. 라라 랜드

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라고 꼽는 라라 랜드는 사계절에 걸친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영화가 LA의 배경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대결하듯 설명하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영화이고 영화의 상징인 LA의 느지막한 저녁의 파란색과 보라색이 머릿속에 남는다. 영화의 색은 재즈처럼 마구 변주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마법 같은 매력을 지닌 영화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내 마음속 분위기를 다시 느끼려 재생한 영화 리스트를 말해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엔칸토와 마법의 세계: 내면의 용기를 보여주는 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