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Aroana

"외로웠기에 고독했고 이는 어느 순간 자아의 일부분이 되었다."


어렸을 적 부터 줄곧 '외로움'에 관한 단어를 경험과 결부시켜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겪었던 크고 작은 많은 가슴 속 상처들. 지독하게 뱉어내며 위로를 받고 싶은 적이 많았지만 대게는 그저 삭히며 조용히 분출해보려는 노력을 더 많이 행했다. 왜 나는 터놓기를 주저하며 혼자 속으로 알음 알음 해야만 했을까?


살다 보니 대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고민이 있고 혼자 끝가지 짊어져야 하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사회에 녹아들수록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성적이든 비 이성적이든 되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주장이 주며든 일이라면 아무리 발버둥을 치더라도 보통은 스스로 이고지는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더라. 그리고 이 때 내 안의 외로움은 만발하게 되고 고독은 그 안에서 봉우리를 맺었다. 어쩌면 외롭다는 건 책임감으로 인해 남겨진 여운과 조금의 부작용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의 많은 부분에서 행한 대부분의 결정들은 늘 혼자 짊어졌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고 사회의 표준과는 다른 삶의 기준을 설정할 때도 선택에 대한 무게감은 혼자만의 몫 이었다. 의지할 사람도 없었고 내 생각을 오롯이 바라봐주는 사람도 없었다. 힘들면 스스로를 토닥 거리고 지치면 혼술을 통해 마음 속 고독을 이겨내 보려 참 많은 애를 써왔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허둥지둥 되기 일쑤였다. 감정은 일방적으로 흘렀고 변변찮은 관계 속에 이뤄진 결말은 단념 혹은 상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위로행위는 매번 자기연민으로 이어졌다.


고백하건데 나는 생각보다 비밀이 많은 사람이다. 한 때는 SNS를 통해 내 생활 또는 견해를 자주 공유했으면서도 치졸하고 상처 받은 경험들은 절대 새나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누군가는 내 상처를 보듬어 주기를 바랬던 사람이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글 속에서 누군가는 말하지 못한 비밀을 발견해 나에게 귀띔이라도 해주기를 바랬던, 어쩌면 그 정도로 소심한 아니, 이기적인 놈이었다.


비밀도 때론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은 법이다. 이 때 비밀이란 타인이 온전히 내 입장에서만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힌 일기장과 같다. 객관성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 대책을 내달라는 것도 아니다. 감정으로 꾹꾹 눌러쓴 글을 통해 내가 느낀 마음 상태를 단지 봐달라는 것이다. 비밀이란 단어에 담겨 있는 이야기의 주체는 '나' 여야만 할 수 밖에 없다.


세련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희망해본다. 겪은 경험은 미천할지라도 '숨' 쉬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