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치해진 순간
새벽 4시다
평범한 일상은
아직 한밤중이다
한적한 길가엔
수 대의 차만 겨우 돌아다니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지는
순간이다
어둠신도 퇴근한 모양이다
뿌연 하늘은 그의 흔적마저 삼켜버렸다
가계 안의 백열전구만이
나의 센치함을 맞이한다
홀로 적막과 벗을 삼는다
손님과 직원의 구분이 무색한
사치를 부리면서 글을 써본다
숨어있던 감성들이 피어오르면
건조해진 기억들이 빗소리에 차오른다
어지럽게 놓여진 조각들을 꺼내면서
베어있는 추억을 다가가 맡아본다
참 아련한 센치함이다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그저 느낄 수만 있는
그 정도의 가냘픈 잔향이다
동이 트고 있다
빼꼼히 고개를 내민 감성은
햇빛을 보자 바로 숨어버렸다
가냘픈 상념은
어느 새 먼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