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노을빛을 맞이하며
겨우 정신이 들었다
잠깐의 수면을 취한다는 것이
그만, 쉬는 날임에도
하루에 빈 여백을 남겼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피곤함은 가셨지만
적당한 몽롱함은
나에게 기나긴 여운을 남겼다
쉰다는 게 뭘까
방전된 체력은 돌아왔지만
일상의 허무함은 여전하다
필요한 휴식이었지만
불필요한 잡념은
나를 더 혼탁하게
조금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해가 저 또 저만치 저물었다
고민은 어둑해져 흐릿해졌다
정신은 맑아지고
이내 보통이 되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