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상(鑑賞)
난해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베티와 리타, 그리고 다이앤과 카밀라. 두 이야기 중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이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베티'라는 인물이 '다이앤'이 꿈꾸는 이상적인 '나'라는 해석을 지지하고, 나 또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그렇게 이해했지만, 그럼에도 분명 찝찝한 구석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전반부 이야기가 모두 다이앤의 꿈이라면, 다이앤은 도대체 누구의 시점에서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던 걸까?
나는 '파란색'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상징한다는 해석을 지지한다. '파란색 조명'으로 가득 찬 '클럽 실렌시오'에서 갑자기 '파란색 상자'가 나타나고, 그리고 '파란색 상자'에 '파란색 열쇠'를 돌리는 순간 베티와 리타가 모두 사라지는 연출에 분명한 의도가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들 눈치챈 사실일 것이라 믿는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전반부에 등장하는 '파란색 상자'가 아니다. 나는 후반부 이야기의 마지막, '부랑자'가 가지고 있는 '파란색 상자'를 이야기하고 싶다. 과연 그 상자의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다행히 '파란색 상자'에 대한 나름의 결론은 내렸다. 하지만 굳이 먼저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작품인 만큼, 각자의 해석을 존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후반부 이야기가 '꿈'이 아닌 '현실'이라 생각하며, '파란색 열쇠'에 분명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부랑자'도 마찬가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