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울푸드

by 선셋진

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불에 달궈졌을 때쯤, 잘게 다졌던 야채들을 볶고 밥까지 섞어 각종 양념과 함께 스며들도록 볶으면 맛난 볶음밥이 완성된다. 그렇다. 나는 오늘 이 ‘볶음밥’에 대하여 소울 푸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볶음밥에 대하여 왜 소울 푸드로 느끼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본 바로는 어릴 적 운동회 할 때부터 싸주던 엄마의 볶음밥 도시락이 은연중에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때 운동회를 할 때마다 아침마다 엄마는 내가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싸느라 늘 분주했다.

엄마 옆에 가서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당근, 양파, 감자, 햄을 잘게 썰어 기름에 볶고 밥과 함께 케찹을 섞어 케찹 볶음밥을 만든다.

그리고 도시락 통에 볶은 밥을 담고 노랗게 잘 익은 계란까지 올려 마무리한다. 아침에 그 볶음밥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아침부터 갓 볶은 볶음밥을 바로 해치우고 싶었지만 침만 꼴깍 삼키며 뚜껑을 닫았다.


박 던지기, 줄다리기 등 열심히 오전 운동회를 즐긴 후 운동장 너머 나무가 살짝 우거져 그늘이 그리운 서늘한 자리에 앉아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열고 점심을 먹었다. 항상 친구들 도시락을 보면 김밥과 유부초밥이 대다수였고 나도 가끔은 그런 것들이 먹고 싶은데 왜 우리 엄마는 나에게 볶음밥을 해줄까 생각할 때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료가 변치 않는 같은 케찹 볶음밥으로 내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기 때문에 나는 그 때의 흙냄새와 운동회에 서린 추억과 기억들을 변함없이 잊지 않고 늘 떠올릴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엄마가 해주었던 초등학교 때 볶음밥 도시락처럼 나의 도시락을 스스로 준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재료를 다지고 밥에 기름이 적절히 스며들게 볶아 나만의 케찹 볶음밥을 완성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친구들, 가족들, 지인들에게 볶음밥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고 맛있다고 흐뭇하게 먹어줄 때 나는 세상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자신감이 붙어 나만의 김치볶음밥도 만들기 시작했다. 참기름을 두르고 대파로 기름 맛을 낸 뒤 김치를 넣고 볶으면서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밥을 넣고 김칫국물이 잘 스며들도록 볶아주며 한입 씩 간을 보며 내 손맛으로 일궈낸 김치볶음밥 레시피를 보면 이 또한 뿌듯하다.


이처럼 볶음밥은 나에게 어릴 적부터 익숙하고 친근했던 음식이기도 하면서 재료만 있다면 새롭게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울 푸드이다. 앞으로 소울 푸드인 볶음밥이 나의 소울 뿐만 아니라 또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선물할 수 있는 소울 푸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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