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5. 춤을 잘 추고 싶다.

by 혜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다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나는 스윙댄스를 더 잘 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중급을 다시 들을 수도 있었고, 아니면 외부 강의를 들으며 실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민 끝에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초급부터 다시 듣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 결정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급 졸업공연에서 J군과 파트너를 하며 많은 걸 배웠는데, 마침 J군이 초급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고, 나의 동기였던 B군이 도우미로 참여한다는 정보도 나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아직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들이 있는 환경에서 배우는 것이 편했다.

이때부터 나는 사실상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매주 엄마와 싸우던 상황이 반복되었지만, 결국 부모님이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나는 반강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춤을 추고 다니는 나의 모습을 알지 못했고, 매주 주말이면 전화를 받지 않는 딸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은 이미 포기하신 것 같지만, 당시에는 “도대체 쟤는 왜 저러는 걸까?”라는 말을 매일 하셨다.

그러나 나는 부모님의 걱정보다도, 내 삶의 변화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었다. 나는 주 3~4일씩 스윙바에서 춤을 추었고, 선릉과 신촌의 여러 스윙바들을 돌아다니며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쁘게 춤을 추다 보니, 체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춤을 오래, 그리고 더 잘 추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력이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춤을 즐기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연스럽게 춤을 출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초급을 다시 들으며 배운 것들


초급을 다시 듣게 되자, 그동안 내가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스윙아웃(Swing-out)을 엉망으로 하고 있었고, 트리플 스텝(Triple step)도 제대로 밟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초급을 들을 때는 단순히 동작을 외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동작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되었다. 춤을 배우는 것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더 깊이 있는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초급을 다시 들으면서 좋은 점도 많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오랜만에 엠티(MT)에도 갈 수 있었다. 처음 초급을 들었을 때는 긴장과 어색함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낯을 가리는 시기가 지나면서, 내 안에 있던 외향적인 본성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다.

엠티에서의 나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손에는 마이크를 하나, 맥주가 담긴 텀블러를 하나 들고,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었다. 예전에는 춤을 출 때 주변을 신경 쓰고, 실수를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오롯이 춤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춤을 즐기며 성장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더 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춤이 단순한 동작의 조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파트너와 함께 음악을 즐기며, 즉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움을 배우고 있었다.

초급을 다시 들으며 나는 ‘잘 추는 것’과 ‘즐기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춤을 잘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춤을 즐기는 것이었다. 완벽하게 동작을 수행하는 것보다, 음악과 함께 흐르는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더 의미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춤을 좋아하게 되었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춤을 잘 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더 오랫동안 춤을 추며, 그 과정에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나는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서두르지 않는다. 춤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언어를 익히는 과정 자체가 너무나도 즐겁게 느껴지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고민도 시작되었다. 이걸 더 잘할 수 있으려면 필요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도우미라는 동호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수많은 연습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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