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급으로 가는 길: 춤에 빠지다
초급을 마친 후, 나는 주저 없이 초중급 강습을 등록했다. 춤을 출수록 더 알고 싶어 졌고,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재미가 점점 커졌다. 매주 토요일마다 강습을 듣고, 춤을 추고, 뒤풀이를 하는 것이 일상의 일부가 되어갔다. 처음에는 ‘이 정도면 취미로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춤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내 삶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가족들에게는 조금 당혹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매주 토요일이면 나가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은 점점 걱정과 불만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자주 나가니?”라는 엄마의 질문에 “그냥 놀러”라고 답했지만, 나조차도 그 ‘재미’가 단순한 흥미 이상의 것이 되어 버렸음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까지 엄마한테 춤춘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지만, 나는 초중급을 시작하면서 춤에 대한 열정은 더욱 깊어졌다.
스위블: 더 깊이 빠져들다
초중급 수업에서 처음 접한 동작 중 하나가 바로 ‘스위블’이었다. 그 전까지의 스텝들은 단순히 리듬을 맞추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었지만, 스위블은 그 이상이었다. 춤을 추는 순간을 더 아름답게,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움직임이었다.
스위블은 단순한 발동작이 아니었다. 골반을 자연스럽게 돌리면서, 마치 몸 전체가 춤을 표현하는 것 같은 동작이었다. 상체는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골반과 다리가 조화를 이루며 리듬을 탄다. 특히 팔뤄(follower)들이 가장 많이 연습하고 싶어 하는 동작 중 하나였다. 춤을 처음 배울 때는 몰랐지만, 이 작은 디테일이 춤의 느낌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스텝을 맞추면서 동시에 몸을 돌려야 했고, 무게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어색해 보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스위블을 제대로 하면 춤이 훨씬 더 유려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잘하고 싶었다. 정말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따로 외강을 찾아가 스위블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몸으로 말하는 즐거움
외강에서 처음으로 본 강사님의 스위블은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은 듯 자연스러웠고, 음악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저렇게 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보다 더 강했던 감정은 ‘나도 저렇게 추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집에서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움직이며 감각을 익혔고, 걸어가면서도 리듬을 타는 연습을 했다. 강습이 없는 날에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자세를 분석하고, 춤을 더 잘 추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때까지, 나만의 리듬을 찾을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려고 노력은 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작은 변화가 춤을 더 즐겁게 만들었다. 스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기분이 들었다. 스윙댄스가 단순한 스텝과 동작의 연속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음악이 흐르면 내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파트너와의 교감 속에서 스위블이 더 빛을 발했다.
춤이 내 삶을 채우다
초중급을 시작하면서부터 내 삶은 더욱 춤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단순히 ‘취미’에서 ‘열정’으로 변화해갔다. 무대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그 순간을 경험하고 싶어졌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고, 몸이 기억할 때까지 연습하는 것이 즐거웠다.
스윙댄스를 시작하면서 나는 단순히 새로운 취미를 찾은 것이 아니었다. 내 삶의 활력을 되찾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짜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 스텝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 그리고 ‘더 잘하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는다. 음악이 흐르면, 나는 스텝을 밟고, 내 몸을 리듬에 맡긴다. 스위블을 하며, 나는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