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삐걱 냉혈한 'ENTJ'의 선물을 통한 변신과 성숙한 관계 구축기
홍대의 한 어두운 분위기의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 친구는 여기 카페 사장님이랑 친한 사람이라고 한다. 첫 만남이 기억이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카페 사장님과 어쩌다보니 알게되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다가 친해졌다. 알게된지도 길지 않고, 그렇게 깊은 관계도 아니다.
직업으로 타투를 하고 있고, 고양이를 키운다고 했다. 사실 한눈에 알아봤다. 온몸에 타투가 있었고, 타투를 덮은 옷을 또 고양이의 털들이 덮고 있었으니까. 요즘은 고양이를 먹여살리기 위해 타투를 한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인스타 팔로워가 만단위 유명 타투이스트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타투이스트들은 처음 연습할 때 자신의 몸에다가 연습을 한다고 한다. 혹은 자신의 스승님의 몸에 연습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타투이스트의 몸에 있는 타투는 제대로 된 것이 아닌, 연습을 했던 것이라고 한다. 몸에 유독 선인장타투가 많아서 물어봣더니, 자신의 활동명이 선인장이라고 한다. 왜 활동명이 선인장이냐 물었더니, 자신이 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었다.
원래는 미국에서 유학을 다녔다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분야와는 전혀 다른 전공을 했었지만, 결국 나중엔 시각디자인과로 전과하여 졸업을 해냈다. 그 과정에서 누구나 그렇듯 '엄마가 하라는 것'을 안하고 살다 보니까 자주 부딫쳤다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선인장을 자신의 활동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내가 하는일이 싫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걸 활동명으로 하면 언젠가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단순하지만 깊은 이유였다. 그 말을 꺼내는 눈이 참 올곧았다.
정말 단순하게도 이 친구에게는 선인장만한 선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찾아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매일 출퇴근할때마다 지나쳤던 성수의 한 편집샵에서 예쁜 유리공예품을 찾았었는데 하필 그게 선인장이었다. 참 인연이다 싶어 이 친구한테 선물해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큰 노력을 들이지않았는데도 이렇게 찰떡인 선물을 찾아냈고, 가격도 적당했으니 선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키우기 쉽고, 절대 시들지 않는 이쁜 선인장을 말이다.
구매하고 찾아보니 일본 브랜 '아마브로'의 유리선인장 오브제라고 한다.
이 유리 오브제를 선물하니 자신의 작업실에 두어 작업할때마다 매일매일 보고 자신의 타투명을 마음속에 새기갰다고 했다.
이 오브제를 보면서 좀 더 의연해진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내가 조금은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된것 같다. 이 친구와 내 관계가 깊어진 것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어머님과의 관계를 기원한다.